문인이 말하는 한글, 아름다운 문장 18 소설가 손보미 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 로자 말이 맞았다. 그는 싸구려였다. 그는 항상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싶었다. 잘못을 인정하면 더 이상 잘못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 <마지막 문을 닫아라> 중에서 잘못을 고백하는 건 힘든 일이다. 그건 때로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격.. 우리말 여행 2013.11.27
문장으로 교감하다 - 프랑스에 전해지는 한국 문학 지난 5월 28일 프랑스 낭트Nantes에서 열린 제1회 한국 문화 축제 ‘한국의 봄Printemps Coréen’에서는 고은 시인의 시 낭송회가 열렸다. 고은 시인은 <속삭임>, <순간의 꽃>, <뭐냐> 등 대표작을 직접 낭독하며 프랑스인에게 자신의 시를 소개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낭송회.. 우리말 여행 2013.08.28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여자의 전략 삯바느질 바느질, 여자의 품격 해는 따서 겉을 하고 달은 따서 안을 하여 쪽지실로 상침 놓고 무지개로 선을 둘러 동대문에 걸어 놓고 올라가는 구감사야 내려가는 신감사야 중치 구경 하고 가소 그 중치 삯 몇 냥이냐 은도 천 냥 돈도 천 냥 구루 딸 은행씨랑 아지매 딸 수양씨랑 둘이 앉아 서로 지.. 우리말 여행 2013.08.21
누구나 모두와 소통하는 세상을 위해 우리말 다듬기 ‘말 다듬기’란 의사소통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우리말의 정체성을 흐려서 문제가 되는 표현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자연스러운 어휘나 표현으로 다듬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말 다듬기’는 국립국어원의 주요 정책으로서 국립국어원이 1991년에 출범한 이래 꾸준.. 우리말 여행 2013.08.21
누구나, 모두와 소통하는 세상을 위해 우리말 다듬기 ‘말 다듬기’란 의사소통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우리말의 정체성을 흐려서 문제가 되는 표현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자연스러운 어휘나 표현으로 다듬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말 다듬기’는 국립국어원의 주요 정책으로서 국립국어원이 1991년에 출범한 이래 꾸준.. 우리말 여행 2013.08.07
기다림 망각 - 문인이 말하는 한글, 아름다운 문장 10 시인 오은 편 기다리는 자, 아무것도 그에게 감추어져 있지 않다. 그는 드러나는 모든 것들 옆에 있지 않은 것이다. 기다림 속에서 모든 것들은 잠재적 상태로 되돌아간다.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 《기다림 망각》 중 인터뷰에서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영감이 언제 찾아오나요?" 나는 웃으면서 대.. 우리말 여행 2013.08.01
'빨리빨리 문화'와 산업화의 결합이 만든 말 급-急 골골샅샅이 새벽종이 울리는 새벽 여섯 시에 졸린 눈을 비벼 뜨고, 키보다 더 큰 싸리비를 들쳐 메고, 골목길로 내달렸던 세월의 뒤안길엔 ‘급성장, 급속도, 급신장’ 등과 같은 말들이 무수히 흘러내린다. 《독립신문》의 〈논셜〉기사 ‘대한인민의 직무’에 ‘국즁에 유의유.. 우리말 여행 2013.08.01
김치를 좋아하느냐고 묻지 마세요! - 우아하기를 거부하는 언론인 다니엘 튜더 다니엘 튜더Daniel Tudor, 아주 유명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유명해진 그는 소위 ‘한국통’이라 불린다. 2010년부터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다 최근에 그만두었다. 가수 신중현과 싸이, 정치인 박원순, 축구선수 홍명보, 우주비행사 이소연, 고은 시인 등을 만났고, 그것을 글.. 우리말 여행 2013.08.01
이렇게 불러 주었으면 G. 어떻게 불러 주었으면 - 서울 가정은 별로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함경도 지방 같은 곳에서는 흔히 부인을 부르는 것이 “이간나” “이에” 하고 부르는 이가 많은데 듣기에 퍽 거북하든데요 제삼자가 보기에. - 혹 너무 친한 사이나 너무 사이가 멀면 그렇게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 우리말 여행 2013.07.17
아우스터리츠 - 소설가 권여선 편 “나는 북미산 너구리가 작은 물가에 앉아서 진지한 표정으로 시종 똑같은 사과 조각을 씻는 모습을 오랫동안 관찰했는데, 분명히 녀석은 아무 특별한 이유도 없는 이런 행위를 통해 자신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빠져든 이 잘못된 세상에서 빠져나오려는 것 같았다.” W. G. 제발트 《아우.. 우리말 여행 201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