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 속담 19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요! - 까마귀 열두 번 울어도 까욱 소리 뿐이다.

5세기경 신라 임금 비처왕이 남산 그늘 아래 길을 거닐다가 어느 정자 근처에서 울고 있는 까마귀와 쥐를 만났습니다. 쥐가 말하기를 까마귀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가 보라 했지요. 기이한 일인지라 왕은 쥐가 시키는 대로 하였습니다. 왕이 까마귀가 이끄는 곳에 이르러 만난 것은 서로 ..

재미있는 우리 속담 19 - 어차피 지난 일, 툭툭 털어 버려요! 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

어느덧 달력의 맨 마지막장이 찾아왔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일 년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거저 먹을 것이라곤 하늬바람밖에 없다”는 옛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한 해 동안 지나온 일들 가운데 내 고단함을 대가로 바라지 않은 일들이 하나도 없네요. 살아가는 일엔 정말..

재미있는 우리 속담 18 사람이 그리워 살 만한 겨울 더우면 물러서고 추우면 다가든다

찬 바람 부나 싶더니 어느새 눈발 날리는 겨울입니다. 올해도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남았네요. ‘더우면 물러서고 추우면 다가드는’ 것이 사람 인심이라는데 겨울은 살을 에는 추위가 있어도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 살 만한 계절입니다. 아니, 어쩌면 바람이 찰수록 사람 살이의 온..

재미있는 우리 속담 17 - 조심하세요! 어머니의 속이 시끄럽지 않도록 '장 단 집에 가도 말 단 집엔 가지 마라'

엊그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구수한 냄새가 제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어느 집에선가 메주를 쑤는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속이 뜨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아련하게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추억을 불러오는 데 후각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또 있을까요? 바람결에 ..

15 가을철에는 죽은 송장도 꿈지럭한다 - 죽은 이조차 꿈지럭하게 한 힘은 무엇일까요?

언젠가 경남 밀양의 어느 마을로 구전 이야기와 민요 조사를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한 할아버지를 만났지요. 평생 자신의 땅이라고는 단 한 평도 가져 보지 못한 농투산이였습니다. 당시에도 아픈 부인을 요양 병원에 데려다 놓고 이웃집을 전전하며 한 끼 한 끼를 해결해야 할..

춘향전에 귀 기울여보면 들려요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법

속담은 사람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집단적 지혜의 산물인 동시에 말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언어유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탈춤이나 판소리 등의 사설과 재담에 속담이 많이 들어가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라면 더 많은 속담이 들어가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