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ㅡ나태주ㅡ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8.10.01
산이 건너오다 산이 건너오다 김설희(상주숲문학회) 속을 다 비운 산이 어디 먼데를 돌아 제자리로 왔다 그가 흘린 것들이 무엇인지 어디를 돌아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당신의 가랑이를 슬쩍 지나간 바람 같은 것 당신의 정수리에 그림자를 드리우다 간 구름 같은 것 교통사고 현장에서 누군가의 피를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8.07.06
벗 하나 있었으면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8.04.23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10.26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 동 주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9.20
“경비실 에어컨 반대!” 당신의 밝은 눈이 보지 못한 것 - 신경림 시 ‘가난한 아내와 아내보다 더 가난한 나는’ 외 “경비실 에어컨 반대!” 당신의 밝은 눈이 보지 못한 것 - 신경림 시 ‘가난한 아내와 아내보다 더 가난한 나는’ 외글 최규화 (기자)​/ realdemo@hanmail.net “6단지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반대합시다.” 며칠 전 우연히 SNS에서 사진 한 장을 봤다. 어느 입주자가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6.27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웃노라(獨笑) - 茶山丁若鏞(1762~1836) 獨笑 - 茶山丁若鏞(1762~1836) 有粟無人食 (유속무인식) 먹을 사람 적은 집에는 곡식은 많고 多男必患飢 (다남필환기) 자식 많은 집안은 꼭 주릴 근심 있다네 達官必惷愚 (달관필준우) 높은 벼슬 하려면 어수룩해야 하건만 才者無所施 (재자무소시) 진짜 재주꾼은 써 먹을데 없다네 家室..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6.08
다시 피는 꽃 - 도종환 다시 피는 꽃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 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3.31
가장 이상한 세 단어 가장 이상한 세 단어 내가 ‘미래’라는 낱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단어의 첫째 음절은 이미 과거를 향해 출발한다. 내가 ‘고요’라는 단어를 발음하는 순간, 나는 이미 정적을 깨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미 무언가를 창조하게 된다. 결코 무(無)에 귀속..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2.27
낯선 곳 낯선 곳 낯선 곳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프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