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시

낯선 곳

이산저산구름 2017. 1. 20. 10:48
낯선 곳

 

 

 

낯선 곳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프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 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