홑이불 - 김용택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홑이불 김용택 새벽바람이 맨발을 스치고 지납니다. 낮달을 끌어다 덮습니다. 바람이 어디를 지나왔는지, 눈을 감아도 따라 들어오지 않은 메마른 얼굴이 있습니다. 그대를 생각하는 일이 문득문득 하루 종일입니다. 산그늘 밖으로 손을 내놓..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4.09.23
Rainbow - William Wordsworth Rainbow - William Wor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So was it now I am a man,/ So be it a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by natural piety 무지개 (A RAINBOW) - W.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 내 마음은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4.05.13
점자시집을 읽는 밤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점자시집을 읽는 밤 정호승 늙은 어머니의 잠든 얼굴 곁에서 더듬더듬 점자시집을 읽는 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는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점자시집을 읽으며 잠 못 드는 밤 별들이 내려와 환하게 손가락으로 시집..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4.04.04
국수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국수 이재무 늦은 점심으로 밀국수를 삶는다 펄펄 끓는 물속에서 소면은 일직선의 각진 표정을 풀고 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 신혼적 아내의 살결 같구나 한결 부드럽고 연해진 몸에 동그랗게 몸 포개고 있는 결연의 저, 하얀 숨결..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4.04.03
아네스의 노래 / 박기영 아네스의 노래 / 박기영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아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4.03.21
그림자가 닿을 수 있는 거리 병태와 싸워서 선생님께 불려 간 날 억지로 손을 잡게 하고 교문 나갈 때까지 절대 놓지 말라고 했다 오늘따라 교문은 멀고 병태는 밉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그림자가 먼저 간다 나는 그림자 손으로 병태의 그림자를 툭 쳤다 병태도 그걸 봤는지 그림자 발로 내 그림자를 툭 찬다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2.11.20
살쾡이 한 마리 - 이은봉 숙취의 느지막한 아침, 새하얀 수세식 양변기 위, 봉두난발의 살쾡이 한 마리, 쾡한 눈망울을 하고 멀뚱히 앉아 있다 양변기 뒤쪽 비눗물 자욱 너저분한 커다란 거울 숙취로 더럽혀진 어젯밤 죄…… 비추고 있다 새로 지은 원룸 아파트 안팎, 온통 캄캄하다 환하게 빛나는 것은 어디에도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2.08.22
아프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아프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글 /서효인(시인, humanlover@naver.com)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00년대로 접어들고 다시 10년이 훌쩍 넘어서야 1987년의 뒤풀이가 끝나가고 있다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아님 엄살일지도 모르겠다. 여기 시대의 폭력을 글의 엄살로 풀어낸 시인이 있다. 문..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2.01.17
사평역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사평역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 곽재구 시집, "沙平驛에서" 글 서효인 (시인, humanlover@naver.com) 청년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청년은 시대에 물드는 리트머스다. 청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며, 대합실 구석에 서 있는 객(客)이다. 그곳은 아마도 사평역. 곽재구 시인에 의해 세상에 나온 사평..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11.10.18
낙화 / 이형기 명시 산책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 마음을 움직이는 시 2008.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