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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 다 지나간다

이산저산구름 2018. 8. 31. 09:29
[책 세상] 다 지나간다
 
지셴린(季羨林)의 이름은 조윤제가 지은 <천년의 내공>이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인문고전 연구가인 조윤제는 중국 13억의 큰 스승 지셴린이 <논어>, <맹자>, <사기>, <장자> 등 고전에서 선정한 148개의 명문을 친절하게 풀어냈다. 지셴린은 1911년에 태어나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중국인들로부터 ‘나라의 스승’, ‘국학 대사’라고 칭호로 불리며 존경을 받았던 원로학자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지만 칭화대 서양문학부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학에서 인도 고대 언어를 공부하여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베이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중국과 인도의 고대 문화 교류에 대한 연구의 대가이다. 그는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인을 가두고, 강제 노동을 하는 ‘우붕(중국어로 외양간을 뜻함)’ 수감 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방대한 양의 인도 고대 서사시 ‘라마야나’를 중국어로 번역했다고 알려졌다.
 
 
<천년의 내공>을 읽으며 중국에서 존경받는 어른인 지셴린이 궁금했는데, 책 표지에 신영복 선생님의 ‘마치 노 스승이 나란히 걸으며 들려주는 듯한 평상심을 만나게 된다.’라는 말에 주저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 지나간다>는 지셴린이 그동안 발표한 단편 산문 가운데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 글을 가려 뽑은 에세이집이다. 2009년 출간되자마자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 당당왕(www.dandang.com) 베스트셀러 순위 자리를 64주 넘게 지켰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에세이 중에는 지셴린이 80대에 쓴 글이 있는가 하면 93세라고 나이를 밝히고 쓴 글도 있다. 시니어 세대 중 한 명이 되었지만, 90세가 된 나를 상상해 보면 아직도 먼 훗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