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나눔 운동'에 더 큰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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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택·제준 이냐시오/ 정평 총무 (khtseo@hanmail.net)
봄이 옵니다. 올해도 우리 땅 한반도에 봄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봄은 귀여운 아기 걸음마처럼 우리에게 아장아장 다가옵니다. 강남 갔던 제비도 곧 돌아옵니다. 하지만 우리네 가슴은 아직도 겨울입니다. 새해 벽두에 태평양 건너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가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울까 저어합니다. 지난해 '9·11 테러 참사' 이후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국내·외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진 조지 부시에게는 올 가을의 중간선거와 2년 뒤의 재선, 사상 최대의 국방비 확보와 군수업체들의 엄청난 호황을 생각하면 이러한 초강경 발언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부시 독트린'은 부시와 미국을 위한 것일 뿐, 세계 평화와 특히 우리 땅 한반도 평화에는 끔찍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이 너무도 자명합니다. 미국이 우리 나라와 동맹국(?)임을 확인하러 부시가 우리 나라에 옵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을 비롯한 온 국민이 하나되어 우리의 분명한 의지를 밝혀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명분의 전쟁도 반대한다." 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50여 년 전 이 땅에서 일어났던 참혹한 전쟁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쟁 재발을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 겨레의 중대한 위기를 우리 힘으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햇볕 정책'으로 공들여 쌓아온 남·북한 사이의 믿음이 천 길 낭떠러지로 미끄러지고 말 것입니다. 꿈에도 소원인 우리 겨레의 '평화 통일'은 점점 더 멀어져 갈 뿐입니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평화의 봄'이 우리 겨레에게 어서 오도록 나서야 합니다. 지난 1997년 우리 교구에서 처음 시작했던 '한겨레 나눔 운동'은 우선 굶주리다 못해 죽어 가는 북한 동포들을 살리기 위해 신자들이 스스로 발벗고 나섰던 아주 작고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우리 교구는 1구좌 1,000원으로 북한의 한 형제의 한 달 양식을 감당하자는 뜻으로 김순권 박사가 주도하는 '국제 옥수수 재단'을 통하여 '북한 옥수수 심기' 운동에 5년 동안 지속적인 사업으로 힘껏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12일에서 19일까지 북한 '농업 과학원' 초청으로 이 운동을 주관해온 '정의평화위원회' 최숭근(비오) 위원장 신부가 직접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가난한 농촌 교구인 우리 안동교구가 북한 동포들 중에서 서민들의 주식인 옥수수 농사에 정성을 쏟아서 '북한 옥수수 심기' 운동에 상당한 기여를 한 점에 대해서는 "북한 동포들이 눈물겹게 고마워 하고 있다."는 위원장 신부의 귀뜸은 참 뜻깊습니다. 그 동안 '한겨레 나눔 운동'에 보여주신 교구 형제·자매님들의 사랑과 정성에 고개 숙여 깊이 감사 드립니다. 지금이 바로 더욱 더 뜨거운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때입니다.
- 2002. 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