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맘

3년차 도시 농부와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이산저산구름 2018. 5. 25. 08:08
3년차 도시 농부와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봄이 무르익으면 '나무보다 아름다운 시를/ 내 다시 보지 못하리'라고 쓴 미국 시인 조이스 킬머가 생각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무렵 숲을 바라보면 나무의 완성은 그림자에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모든 그림자가 잿빛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나무의 그림자는 해사한 분홍빛이었다가 상쾌한 초록으로, 또 어느 날 저녁에는 잘 익은 밀감 빛 그늘을 드리운다.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일기예보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나무를 즐겨 바라보는 일을 심드렁하게 만드는 건 나날이 빛깔도 모양도 달라지며 눈길을 끄는 텃밭의 채소들이다. 토마토, 상추, 고추, 호박 그리고 감자 같은 채소의 모종을 사 오기 바쁘게 텃밭에 두둑부터 쌓았다. 그 작고 어린 연두를 옮겨 심으며 잘 자라 달라고 몇 번이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빌었던가.
 
모종이 바람을 털어내며 '간지러워 죽겠어' 낭창하게 작은 몸을 흔들어댈 것 같았다. 그러다가도 햇살을 즐기며 또 가끔은 고개를 숙인 채 비를 견디는 날도 있었다. 그러면서 모종은 땅 위에서 제 그늘을 손가락 한 마디씩 키워갔다. 그 모습들이 눈물겨워질 만큼 대견해 보이기까지 했다. 
 
배양토에서 충분히 뿌리 내리지 못한 모종은 텃밭에 옮겨 심어도 마찬가지로 안착하기 어렵다는 걸 지난 몇 번의 경험으로 알게 됐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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