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친정엄마와 버킷리스트 여행

이산저산구름 2018. 4. 17. 11:26
친정엄마와 버킷리스트 여행

 
한해 한해가 아쉬운 친정엄마의 연세 85세가 지나갈 무렵, 엄마에게 남아있는 날을 무엇으로 채워드려야 가장 행복하실까 생각하다 버킷리스트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앞으로 1년간 86세까지,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계획을 잡았다. 그 이후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비교적 생활에 여유가 있어서 힘든 자식이 있을 때 도움을 주곤 하시는데, 검소하시고 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정작 자신에겐 돈을 잘 안 쓰는 분이다. 엄마를 설득하여 여행비로 각자 천만 원씩 떼어놓기로 했다. 내가 낸다고 해도 엄마가 허락을 안 할 것이고, 엄마가 내주신다 해도 다른 형제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결국은 더치페이지만 서로 상대방 여행비를 내어주는 것으로 시각을 바꾸었더니 훨씬 기분이 좋았다. 여행지 선정은 비행시간이 짧은 곳으로 시작해서 엄마의 적응력을 보고 차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첫 여행지는 상해, 비행시간 2시간, 기간은 3박 4일이었다. 둘째 언니도 동참하여 셋이 떠났다. 엄마는 일주일 전부터 짐을 다 싸놓았다고 전화하셨다. 11월 어느 날이었다. 서울 날씨도 꽤 쌀쌀하였는데 상해 날씨도 서울 못지않게 쌀쌀하여 추웠다. 바람이 몹시 불어 더 추웠던 것 같다. 상해는 국제도시답게 높고 거대한 빌딩이 즐비하여 중국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되었다. 상해는 비행시간도 짧고 영화 '색, 계'의 배경이었던 곳이기에 더욱 가보고 싶기도 했다. 도심에 탕웨이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어 상해임을 실감케 했다. 생각보다 보이는 모든 것이 방대하여 쇼킹한 상해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동방명주'였다. 롯데월드타워 123층은 그것에 비하면 장난감 같았다.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는 셋이 셀카를 찍었다. 셀카도 많이 찍다 보니 실력이 늘어 점점 재미있는 사진을 찍었다. 그 시간이 참으로 즐거웠고 엄마도 마냥 행복해 보였다. 일행들도 엄마 연세에 놀라고 많이 부러워했다.
 
첫 여행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두 번째 여행부터는 둘째 언니가 건강이 허락지 않아 둘이 다니게 되었다. 날을 잡으면 다른 일이 생겨 취소하고 또 잡고 하다 보니 6월이 되었다. 엄마 나이 86세, 아직은 건강이 허락하여 이렇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두 번째 여행은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로 정했다...  [더보기]
 

<시니어리포터 최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