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雪嶽)이 거기 있었다 |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 5월이 그새 중반을 넘어섰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5월에는 그 이름만큼이나 의미 있는 날들이 여럿 들어있다. 내 생일도 그 중의 하나며 스승의 날도 그와 겹쳤다. 올해도 이미 제자 몇 사람과 점심 약속이 되어있다. 시시때때로 챙기려 드는 그들에게 인제 그만 하자고 극구 사양하지만, 매번 내가 그들에게 지고 만다. 이름은 제자라지만 그들도 어느새 70대 중반이니 나와 함께 늙어가는 나이를 모른 척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도 내가 기선을 내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그런 약속을 이번엔 용케 물릴 수 있게 됐다. 한 달 전쯤 남편이 예약해 놓은 설악 콘도에서 이용하라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행복'이 됐든 '항복'이 됐든 그들도 나도 흔쾌히 6월 만남을 약속했다. 꿈꾼 대로 신록 속을 누비며 내달리는 5월의 여행길. 시선이 닿는 곳마다 주르륵 푸른 물 한 자락이 차창에 흘러내릴 것만 같은 녹음이 한창이다. 오래 기다려온 5월, 이맘때면 바람도 당연히 푸른빛이다. 고속버스를 타는 즉시 앉은 창가로 내내 바다가 좋은 길 친구가 되어준다. 바다 위에서 넘실거리는 물결들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찾아간 도시인에게 유정하기 이를 데 없이 다가온다. ![]() 질주하는 자동차를 산이 첩첩 에워싸고 조수(潮水)가 밀려왔다 밀려간다. 어수선한 세상의 정보들과 오염 농도가 위험 수치에 이른다는 미세먼지에서 놓여난 행운이 새삼 고맙기만 하다...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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