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시

우리말 동시

이산저산구름 2015. 6. 17. 08:53

 

 

 우리말 동시

우리말을 살려 쓴 우리말 동시 12 : 여우비 그친 뒤
 

 

“해당화란다.”
학교 뜰 해당화,
해사한 선생님 목소리에
젖은 눈 반짝 뜬다.
 

오롱조롱 아이들…….
 

알금솜솜 얼굴에 꽃핀 개구쟁이가
“가시는 많지만, 친구 하자.”
 

키 작은, 볼웃음 살풋 팬 아이는
“안녕, 난 송현이야. 너처럼 나도 예뻤으면…….”
 

“나도!”
“나도!”
 

새뜻한 산들바람
이파리 흔들자
환히 웃는다, 해당화.
목젖이 다 보이도록…….
 
 

 
 

우리말 뜻
여우비: 볕이 나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
해사한해사하다: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한.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오롱조롱: 한데 모여 있는 작은 물건 여럿이 생김새나 크기가 제각기 다른 모양.
알금솜솜: 잘고 얕게 얽은 자국이 드문드문 있는 모양. =알금삼삼.
볼웃음: 입을 벌리거나 소리를 내지 아니하고 볼 위에 표정으로 드러내는 웃음.
살풋: 경상도 지방 말인 ‘살푸시(드러나지 않게 살며시.)’를 줄인 말.
새뜻한새뜻하다: 새롭고 산뜻한. 새롭고 산뜻하다.
산들바람: 시원하고 가볍게 부는 바람.
 
우리말 동시 풀이
해당화를 친구인 듯 바라보는 올망졸망 귀여운 아이들. 기분 좋은 설렘에 목젖을 훤히 보이며 웃는 해당화. 함께 어우러지면 꽃이 사람이고, 사람이 꽃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듯하다.
 
선생님의 다정한 목소리에 눈을 반짝 뜬 해당화처럼, 꽃에 또랑또랑 눈을 맞췄을 아이들. 그 모습을 귀엽게 표현하기 위해 ‘오롱조롱’을 썼으며, 아이들 말에 대답하듯 푸른 이파리를 흔드는 해당화, 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의 ‘새뜻한’을 썼다.
 
해당화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이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잎의 겉면은 윤기가 나고, 주름이 있으며, 잔털이 많다. 줄기에는 작고 긴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다.

 
 

참고 자료
두산백과,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
 
시·글_강순예
동시와 동화, 노랫말을 쓰고 있으며, 토박이 우리말을 알리는 글도 쓰고 있다. 어린이 성교육, 요리, 환경, 법률, 어휘력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출간했으며,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에서 전통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