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시인 김경주 편
어떤 새도 인간의 상상력보다 높이 날 수는 없다.
테라야마 슈지寺山修司,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중
한 권의 책은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는 믿음에서 우리는 독서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한 권의 훌륭한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아름다운 문장의 복도들로 드나드는 경험이다. 작가가 빚어낸 문장이라는 그 복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문득 저 혼자 남겨지는 공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때 그것은 경이에 가까운 감동이거나 공포에 가까운 환희일 확률이 크다.
위의 문장은 테라야마 슈지의 책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일본 독립 예술의 시초가 된 테라야마 슈지의 자전적 에세이의 한 토막이다. 새로운 실험과 예술의 전위에 대해 우리가 오마주를 바치지 않을 수 없는 한 예술가의 책, 국내에 유일하게 번역된 그의 책이기도 하다. 저 문장의 영역으로 탐사를 떠났던 일은 내가 가진 독서의 경험 중 가장 황홀한 것으로 꼽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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