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결코 잃어선 안 될 것들 “꿈꾸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꿈꾸게 할 수 없다”
이건 책에 나오는 ‘청소 구루’ 척 보야잔이 한 말입니다. 웃기는 말 아닙니까. 청소에 스승, 현자를 뜻하는 ‘구루’를 붙이다니요. 미국 디즈니랜드에 근무하던 그가 아무리 월트 디즈니가 생전에 아끼던 청소의 달인이라 해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절로 ‘구루’란 말이 떠오릅니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통해 삶의 도를 전하니 말입니다.
신혼여행 때 디즈니랜드에 매혹되었던 지은이는 일본 디즈니랜드가 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옮겨갑니다. 네 번이나 떨어진 끝에 겨우 합격한 그가 배치된 곳은 야간 청소부문을 뜻하는 ‘나이트 커스토디얼’의 트레이너 겸 슈퍼바이저. 한낮의 화려한 꿈의 세계가 아니라 게스트는 물론 미키 마우스나 도널드 덕도 없는. 한밤중의 적막한 놀이공원이 그의 일터였습니다. “정적 속에 묵묵히 청소하라는 ‘징집명령서’”라고 지은이의 느낌에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는 보야잔을 만납니다. 보야잔은 “청소는 퍼레이드나 어트랙션을 연출하기 위한 무대 만들기”라며 성심성의껏 화장실 변기를 닦는 모습을 보이며 지은이와 그 직원들이 품은 ‘청소’라는 열등감을 씻어내 줍니다. 커스토디얼은 최고의 엔터테이너라는 거죠.
야간 청소부라는 사실을 딸에게 숨긴 아빠(꿈나라의 분실물), 다른 일을 찾기 전 소일거리일 뿐이라며 늘 투덜대는 회전목마 청소 담당 아저씨(달밤의 엔터테이너), 대학까지 보낸 딸이 청소부라는 사실에 놀라 자리를 옮겨 달라는 엄마(마법의 주머니) 등 지은이가 일본 디즈니랜드에서 겪은 실화를 담았습니다. 물론 뭉클한 장면과 교훈이 화자(話者)를 달리하는 소설식 구성으로 전개됩니다. 그래도 실화의 감동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일도 없겠죠.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누군가 첫걸음을 떼야 하고요. 제가 하겠습니다” 직원들이 찬 도시락을 먹는 막기 위해 회사 측에 온장고를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하겠다며 지은이가 하는 말입니다.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가슴에 와 닿는 이런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세상살이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일까란 의문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이들에게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줄 책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책 머리에 실린 이 구절을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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