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은 인내하는 사람이다.
'인내'라는 말은, 우리에게 나타날 어떤 것이 숨겨져 있다는 믿음으로 그 상황 가운데 기꺼이 살며, 그 곳에 머무르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인내하는 삶이란 현재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며 그 곳에서 기다리는 것을 의미한다. 성급한 사람들은 늘 다른 어떤 곳에서 진짜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한다. 그들에게 그 순간이란 공허한 것이다. 그러나 인내하는 사람은 감히 그들이 있는 그 곳에 머물고자 한다. 그러기에 기다림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무언가의 성장에 양분을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이 있다. 기다림은 또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언제나 끝날지 알 수 없는 기다림은 우리에게 힘겨운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싶어 하는 어떤 것, 그러나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며, 언제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다림은 대부분은 소원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헨리 나웬 <영성에의 길>에서
♣"기다리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그냥 내맡겨 두겠다는
대단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기다림은 어떤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라
온전한 위탁이요, 확신 있는 신뢰 행위입니다.
'농부가 땅에 씨앗을 뿌려 놓았다'는 것이
신앙인이 세례를 통해 신앙의 씨앗을 존재의 중심에 심어 놓았다는 의미라면,
김을 매고 농약을 치고 거름을 주는 극히 일상적인 것은 접어두고
농부가 땅을 신뢰하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온전한 위탁을 말합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는 행위의 결과인 열매와 수확이
이미 약속된 무한한 가능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기다림으로 인해
천국은 이미 시작되었고 시작은 완성을 보증합니다." (졸저, '마음의 밭갈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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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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