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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걷는다는 행위 하나로 구도의 길을 찾아 나선 한 스님의 탁발행로가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다. 사찰의 주지 자리를 내려놓고 탁발순례를 수년간 계속 해온 스님의 수행에 관한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왔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걸어감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었던 소리를 듣고 내면의 소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이 스님이 깨닫고자 하는 수행의 한 방법이었다.
깨달음을 찾아 길을 떠나는 수행자가 고독한 사막을 마다하지 않는 것처럼, 누구나 살면서 나름대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나에게 여행은 수도자와 같이 고통과 희생이 따르는 수행은 아니어도 모름지기 내 삶에서 단순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깨닫게 하는 진솔한 여정이 된다.
살면서, 까닭 없이 슬프거나 외롭거나 공허해지면 나는 늘 어딘 가로 떠날 궁리를 한다. 그곳이 사막이든 열대든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이든 가리지 않고 무조건 길을 나선다. 낯선 땅,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만을 두둑한 밑천 삼아 그저 텅 빈 마음으로 떠날 뿐이다.
여행은, 떠나지만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회귀성이 있기에 안도감이 있고, 모든 삶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자유가 있기에 더욱 생명력을 가진다.
만년설로 뒤덮인 킬리만자로, 드넓은 세랑게티 초원에서 만난 야생동물들, 장엄한 히말라야의 은빛 설산들. 그들이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자연들이 주는 감동과 그 감회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것은 그곳에서 만난 궁핍과 더불어 삶의 질곡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유순하고, 너그럽고, 넉넉했던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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