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를 사랑해 주자 |
겨울이 문을 여니 벌써 마음이 섭섭해지는 게 있다. 흐드러지게 핀 꽃을 손쉽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 집 거실에도 호접란과 제라늄은 아직 피어 있지만, 꽃이 피지 않는 계절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일부터 그 느낌이 다르다. 불가리아에 사는 사람의 집에 초대돼 갈 때는 다른 선물보다 반드시 꽃 한 다발을 준비해 가는 게 예의라고 한다. 그만큼 그 나라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단,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조건이 있다. 어떤 꽃이든 반드시 홀수로 준비해야 한다. 짝수는 장례식용이니 실수로 한 송이를 더 넣거나 빼는 일이 일어난다면 결과는 안 봐도 훤하다. 기억으로 떠올리기 싫은 하루가 될 것이다. 사람을 곧잘 꽃에 비유하곤 한다. 꽃도 꽃 나름이겠지만 사람의 존재가치로 따지자면야 어디 꽃 정도에 견줄까마는 사람도 사람 나름이니 꽃다움과 사람다움이 비등하게 평가되는 것일 게다. 어쨌거나 꽃만 한 아름다움이라도 갖출 수 있다면 무얼 더 바라겠는가. 오늘 골라든 책 <오늘은 나를 사랑해 주자>는 간절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다. 특히 사랑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성격이 짙다. 정신적, 심적 치유가 필요한 현대인들의 상흔을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 책 또한 한몫을 차지하는 듯싶다. 그러고 보니 인간은 상처 받기도 상처 주기도 잘하는 양면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큰 관심과 사랑도 상처가 된다고 하니 적절한 선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책을 읽는 일정한 대상을 구분할 순 없겠지만 비교적 젊은이들이 찾을 만한 책이다. 어느 정도 세월을 지나온 사람들은 그만큼의 인생 경험이 뒷받침해 주니 상처 좀 받는다고 멘토를 찾아가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매우 친절하고 따스한 이야기를 건넨다. 금방이라도 후시딘을 바른 것처럼 상처에 새살이 돋을 것만 같다...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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