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은 말 알아보기
‘뼈째회’ 맛있게 먹고 ‘각자내기’ 하자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여러 음식을 우리는 흔히 ‘쓰키다시(つきだし)’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곁들이찬’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곁들이’는 다음과 같은 뜻의 우리말입니다.
• 쓰키다시(つきだし) → 곁들이찬
생선 중에서 주로 ‘머드러기’를 골라서 살을 얇게 저며 회를 쳐서 먹습니다.
이것을 ‘사시미’라고 하는데, ‘생선회’라고 바꿔 쓰면 됩니다.
• 사시미(さしみ) → 생선회
전어나 광어, 도다리 새끼 등은 뼈째 썰어서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세고시’라고 합니다. 뼈째 썬 회니까 ‘뼈째회’로 바꿔 쓰면 됩니다. 초와 소금을 친 흰밥에 생선 살점 등을 얹은 음식을
‘스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스시’는 ‘초밥’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 스시(すし) → 초밥
생선회를 다 먹으면 생선 살의 나머지 부분으로 끓인 탕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을 흔히들 ‘서더리탕’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서덜’에 ‘탕’이 붙은 말인 ‘서덜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때는 생선과 채소, 두부 등을 넣어 맑게 끓인 국인 ‘지리(ちり)’를 먹기도 하는데,
이것은 ‘맑은탕’이라고 하면 됩니다.
• 지리(ちり) → 맑은탕
우리 선조들은 여럿이 어울려 음식을 ‘도르리’하며 먹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더치페이’나 ‘각출’과 비슷한 것입니다. ‘더치페이’는 ‘각자내기’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 더치페이(Dutch pay), 각출(各出) → 각자내기
잔치 음식을 여러 군데에 나눠 주려고 ‘반기’하기도 했습니다.
한 끼 음식을 먹더라도 사시미와 세고시를 쓰키다시와 함께 먹고 스시와 지리까지 먹고 나서 더치페이하는 것보다는 ‘생선회와 뼈째회를 곁들이찬과 함께 먹고 초밥과 맑은탕까지 먹고 나서 각자내기’하면 훨씬 맛있지 않을까요?
다듬을 말 | 다듬은 말 |
쓰키다시(つきだし) | 곁들이찬 |
사시미(さしみ) | 생선회 |
세고시(せごし) | 뼈째회 |
스시(すし) | 초밥 |
지리(ちり) | 맑은탕 |
더치페이(Dutch pay) | 각자내기 |
글_김형배(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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