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목백일홍

이산저산구름 2018. 8. 6. 08:04

목백일홍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이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게 아니다.

 

 

수없이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글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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