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글

마침표 하나

이산저산구름 2018. 7. 10. 08:10

 

 


마침표 하나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

 

- 황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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