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모란이 필 무렵, 시인 영랑을 만나다

이산저산구름 2016. 5. 31. 08:40

 

돌담에 햇발이 속삭이는 ‘영랑생가’

김영랑은 1930년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詩文學)』의 동인으로 참가하여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전개했다. 김영랑의 시 중 대부분은 순수 서정시로, 향토성이 짙다. 그는 방언이나 향토어를 활용하여 시를 지었고, 새로운 시어를 창조하기도 하였다. 시인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시어들은 작품에 음악적인 리듬감을 살린다. 잘 다듬어진 언어를 사용해 강진의 자연경관과 생가 주변의 풍경을 시에 담은 김영랑. 그가 거주한 영랑생가에는 그의 시 세계가 오롯이 녹아 있다.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 中

영랑생가는 김영랑이 45년간 살았던 집이다. 이곳에서 그는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등을 썼다. 김영랑이 서울로 이주하면서 영랑생가는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었다. 후에 1970년대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영랑생가의 지붕은 시멘트기와로 보수되었고, 벽체는 시멘트가 발라져 그 원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1985년 강진군청이 영랑생가를 사들여 복원작업을 하였고, 영랑이 살았던 그 초가집 원형이 고스란히 다시 복원되었다. 현재 본채와 사랑채 2동이 남아있고, 주변에는 아름다운 모란이 곳곳이 피어있다. 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인 초가 지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는 본채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아담하게 조성되어 있다. 집 뒤편에는 장독대가 옹기종기 놓여 있고 언덕에는 동백나무와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풍경은 그가 생전에 남긴 시의 모티브가 되었다.

모란이 만개하는 5월, 영랑생가로 떠나보자.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문학파 기념관에서는 중요 민속문화재 제252호 영랑생가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창출해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영랑의 시가 노래, 그림, 인문학으로 변주되어 색다른 하모니가 들려오는 장. 이곳에서 김영랑의 문학적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추천 여행 코스 : 영랑생가 - 다산초당 - 백련사 - 주작산

01 다산초당 |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339-1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이곳은 『목민심서』와 『흠흠신서』를 비롯한 그의 학문적 성과가 담겨있는 수많은 저서의 탄생지다.

02 백련사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샘골길 159-50
통일신라 말기인 839년에 무염(無染)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백련사는 만덕산에 있어 만덕사라고도 불린다.

03 주작산 | 전라남도 강진군 신전면 수양리
주작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이다. 봉황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최고봉이다.

지도

Tip. 5월 생생 문화재 프로그램 | 프로그램 문의처 : 시문학파 기념관(Tel. 061-430-3187)

5월 생생문화재 프로그램

1. 시와 음악이 흐르는 영랑생가 콘서트

시 낭독, 클래식, 포크송, 시 노래 공연을 통해 주민화합을 연출한 프로그램이다.

*장소 : 강진 영랑생가
*시행시기 : 5. 19(목) 19:30


 

2. 영랑생가에서 듣는 인문학 이야기

김영랑의 생애와 생가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적 감성을 함양하고자 하였다. 강진교육청과 협업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40명이 참가한다.

*장소: 강진 영랑생가
*시행시기 : 5. 25(수) 16:00~18:00


 

3. 김영랑의 시, 그림으로 만나다

김영랑의 시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전시회로 12명의 강진 작가가 참여하였다.

*장소 : 시문학파기념관 북카페
*시행시기 : 4. 1(금)~7. 10(일) 09:00~18:00

글‧차경주 사진‧강진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