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설, 한식날, 단오절, 추석 등을 4대 명절로 꼽았고 그 외에 중구·동지 등의 명절에도 차례를 올렸지만, 현재는 설과 추석이 대표적입니다.‘명절 차례는 기제사의 축소판으로 보면 됩니다.
차례는 차(茶)를 올리면서 드리는 예(禮)라는 뜻입니다.예전에는 제수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차를 꼽았던 것이나, 차 대신 술과 숭늉을 쓰는 풍속으로 바뀌었습니다.
차례는 조상에게 달과 계절, 해가 바뀌고 찾아옴을 알리고, 새로나는 음식을 먼저 올리는 의례입니다.
설 차례는 해가 바뀌는 새해에 처음으로 음식을 올리는 의례이고, 추석차례는 농사를 지어 새로 나는 음식을 올리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의례입니다.
설과 추석 차례는 기제사와는 달리 4대 조상을 함께 모시는 집이 많습니다. 사당이 있는 집은 사당에서 위패를 모시고 차례를 올리나 대부분의 가정은 대청이나 거실에서 병풍을 치고 지방을 써서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의 절차는 지방과 가문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이나 축문 없이 한 잔만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지내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상차림에 있어서도 기제사보다는 간단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
우리나라는 한때 음력설과 양력설 두개의 설을 지냈습니다. 해방 후 이중과세라는 낭비성만을 강조하여 음력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은 음력 설날을 명절로 여겼습니다. 이와 같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던 설이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되었다가 1989년부터 설날을 찾게 되었고, 설 전후로 하루씩 포함하여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날이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설빔으로 갈아입고 집안의 웃어른에게 세배를 드리기도 하고, 조상에게 차례를 먼저 지내기도 합니다.
차례가 끈나면 온 가족이 세찬을 먹게 되는데 이는 음복의 의미를 지닙니다. 곧 복이 담긴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세찬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가래떡을 썰어 넣고 끓인 떡국입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하며, 그래서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떡국 대신에 시루떡을 올리는 집안도 있습니다. 고사를 지낼 때는 붉은 팥 시루떡을 쓰지만 차례를 지낼 때는 붉은 색이 조상을 쫓는다 하여 거피를 한 팥을 사용하여 떡을 찝니다. 이밖에 인절미·빈대떡·강정류·식혜·수정과 등도 세찬으로 장만합니다.
술은 청주를 쓰고 차례를 지낸 후 가족들이 함께 마십니다.
차례를 지내고 난 뒤 친척 및 가까운 이웃어른에게도 세배하러 갑니다. 세배를 할 때 덕담이 오가는데 아랫사람은 나이 드신 분에게 만수무강을 빌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그에 적절한 덕담을 합니다. 어른들에게 세배하면 세뱃돈을 주기도 합니다.
1) 상차림
새해에는 떡국으로 차례상을 차립니다. 우리가 집에서 떡국을 먹을 때에는 밥·국 등은 함께 먹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반찬도 최소한으로만 내놓습니다. 설날 차례상을 차리는 것도 우리가 먹는 밥상을 준비하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새해에 떡국을 올리는 차례상에는 술·떡국·포·적·전·(물)김치·과실로 간단히 차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떡국 대신에 밥(메)을 올리는 경우는 국(갱)·탕·국수류(면)등을 함께 차리기도 합니다.
명절음식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어떻게 준비할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느 종가의 명절제사에 참여했을 때, 고향을 방문한 친척이 구입해 온 버섯과 과자를 올린 예가 있습니다. 멀리서 찾아온 지손이 마련해 온 것을 조상에게 보여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제사에 올라가는 음식이란 반드시 무엇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마련하더라도 정성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시접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담은 그릇인데, 중앙에 놓기도 하고 왼쪽 끝에 놓기도 합니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한 분의 제사를 모시면 한 벌, 두 분의 제사를 모시면 두 벌 등 모시는 조상의 수에 맞추면 됩니다.
여기에서는 내외분의 것을 기준으로 했지만, 술과 떡국의 수도 모시는 조상의 수에 맞추면 됩니다.
포는 북어포·상어포·대구포·문어포·오징어포·육포 등 말린 생선·육고기류를 사용합니다. 제물을 많이 준비하고자 한다면 대구포(북어, 상어포)위에 오징어포·문어포·육포 등을 얹기도 합니다.
적은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대꼬챙이에 꿰어 굽거나 번철에 지진 것이고, 전은 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의 총칭입니다. 적과 전은 함께 담아서 사용하기도 하고, 각각 담아내기도 합니다. 우(羽)·모(毛)·린(鱗)이라 하여 밑에서부터 어물(어적)·육류(육적)·닭고기(계적)를 재료로 한 것으로 술안주용 제수입니다. 가장 중요한 제수이므로 적전중앙이라 하여 제상의 한 가운데에 놓고 그 좌우에 어육을 차립니다. 어육은 어류와 육류를 재료로 하여 전을 붙이기도 하고 회를 놓기도 합니다. 전으로는 부추전, 파전, 고구마전 등을 사용합니다.
간장을 올리는 것은 음식을 먹을 때, 간이 맞지 않으면 알아서 간은 해서 드시라는 의미입니다. 간장 외에 초장·소금·생각초 등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가의 제사에서는 흔히 볼 수 있으나 일반 가정에서는 생략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집안 형편에 맞게 준비하는 될 것입니다.
김치는 고춧가루나 마늘 등의 양념을 넣지 않은 물김치를 사용합니다.
과일열에는 과일과 유과류를 올립니다. 과일로 멜론, 오렌지 등 수입과일을 올리는 경우, 수입과일은 절대로 쓰지 않는 경우, 늘 쓰던 과일이지만 그 해의 작황이 좋지 않다면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다른 과일로 대체하는 경우 등 형편껏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의 진설도는 간략하게 차리는 것을 예로 든 것입니다. 떡국을 준비했으나 탕도 준비하고, 적도 여러가지로 많이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과실을 네 가지만 하였지만, 얼마든지 많이(혹은 적게) 할 수 있으며, 과실의 수를 간략히 하고 약과·강정·다식 등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
포는 제상의 왼쪽에 진설한다고 했으나, 그림에 보듯이 과실의 중간에 진설한 예도 있습니다.
상차림에도 가가계(家家禮)라 하여 같은 형제끼리도 진설방법이 다릅니다. 원칙과 예외가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2) 절차
① 진설
진설은 제사상을 차린다는 말입니다. 그러고 나면 지방을 붙이고 함께 도열해 섭니다.
② 강신·참신
먼저 향안 앞에 꿇어앉아 분향하고 뇌주(술을 붓는것)합니다. 고위(돌아가신 아버지와 그 이상의 각 대 할아버지의 위)의 잔을 내려 술병을 들고 잔에 술을 따릅니다. 술을 모사(제사지낼때 그릇에 담은 띠의 묶음과 모래)에 붓고 일어나 재배합니다. 참석자 일동은 두 번 절합니다.
③ 헌작
고위의 잔을 내려 술병을 들어 술을 따르고 지방 앞에 놓습니다.
떡국의 뚜껑을 열고, 시접 위에 놓여 있는 숟가락을 들어 떡국 그릇 위에 걸쳐 놓습니다. 다음에 같은 방법으로 비위(돌아가신 어머니와 그 이상의 각 대 할머니의 위)에 잔을 올립니다.
축문 낭독 없이 단헌(술을 한번만 올림)으로 헌작 의례가 끝납니다.
④ 유식
참석자는 모두 함께 부복(고개를 숙이고 엎드림)합니다.
⑤ 사신
수저를 내리고 떡국 그릇의 뚜껑을 덮고 제자리에 섭니다. 참석자 일동은 재배함으로써 예를 마칩니다. 잔을 내려 술을 비우고 철상하는데, 제수를 소반에 옮겨 담아 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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