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실

조지오웰의 『1984』

이산저산구름 2006. 12. 2. 09:25
[아고라] 조지오웰의 『1984』


It's a beautiful thing, the destruction of words.
A words contains its opposite in itself.
 
Take "good," for instance. If you have a word like "good," what need is there for word like "bad"? “Ungood” will do just as well —better, because it's an exact opposite, which the other is not.
“Plusgood" covers the meaning of "excellent", or use "doubleplusgood" if you want something stronger still.
But in the final version of Newspeak there'll be nothing else.
 
 
말을 없앤다는 것은 멋있는 일이야. 단어는 그 자체에 반의어를 포함하고 있네.
 
‘좋다 (good)'를 예로 들어 보세. '좋다(good)'같은 말이 있으면, 구태여 '나쁘다 (bad)'와 같은 말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안 좋다(ungood)'로 아주 충분해. 아니, 더 나아. 왜냐하면 그게 정확한 반의어고 ‘나쁘다 (bad)’는 꼭 맞는 반의어는 아니거든.
훌륭하다느니 하는 말들은 ‘plusgood'이라고 쓰면 되고, 혹은 더 강한 의미를 원한다면 ’doubleplusgood'이라고 쓰면 되네. 결국 신어사전 (Newspeak)의 최종판에는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걸세.
 
-<능률 고급영문독해 71> 중에서- 
 
* 이 글은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일부분으로 언어를 단순화 시키는 것의 편리함과 경제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언어는 인간을 다른 존재들과 가름하는 커다란 특징 중 하나다. 물론 벌과 개미, 그리고 돌고래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생물들이 각기의 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언어는 그들과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유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언어는 단순한 의사 소통의 수단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Homo loquens라고 일컫는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사고하기 때문에, 우리의 사고관과 언어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예컨대 언어가 우리의 사고관을 반영하기도 하며, 역으로 우리의 사고는 언어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예컨대 주부와 서술부가 붙어있는 서구식 언어는 직설적이고 합리적이다. 반면 주부와 서술부가 떨어져 있는 우리말은 은유적이고 감성적이다. 이는 우리의 언어가 단순한 의사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하지만 우리의 사유 체계가 반드시 언어에 종속되어 있지는 않다. 언어는 사유의 아주 중요한 매개 수단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존재를 형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언어가 존재한다고해서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이 존재할 수는 없다. 물론 용, 유니콘, 사랑, 정의와 같은 우리가 상상하는 수많은 단어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언어적 유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없다. 특정한 존재에 대한 하나의 표현 양식으로 작용한 언어가 이러한 추상어들일 뿐이지, 언어가 어떠한 존재와 진리를 담보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어적인 수단으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그리고 그것들을 다른 수단으로 표현할 수 있다.

 
언어와 우리의 사유, 그리고 나아가 본질에 대한 관계는 우리가 언어를 사용한 역사 만큼이나 길고 복잡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어와 우리의 사유의 선후 관계를 밝히는 것이 아니다. 언어와 사고는 상생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언어와 우리 사고의 밀접한 상관 관계만큼 우리는 언어를 바로 사용하고, 또한 바른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생각과 바른 언어 사용은 우리의 사유를 언어에 또는 우리의 언어를 사유에 종속시키지 않고, 그것들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어느 한 쪽에 매몰된 언어와 사유는 그것의 존재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 여러분의 언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