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년 남성들의 미식, 문학 여행-영국 편

이산저산구름 2017. 12. 15. 08:08
중년 남성들의 미식, 문학 여행-영국 편

남자들의 여행은 어떨까? 그것도 삶을 지긋하게 살아온 남성들의 속내를 여행은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 그들이 마음을 털어내는 방법은 여성들과 많이 다를까? 남자가 되어보지 못한 나는 은근히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중년 남자들의 여행은 왠지 출발부터 그 느낌이 독특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 전에 한 편이 더 있었다. 이탈리아 편이다. 물론 주인공도 같고 흥행 면에선 전편이 훨씬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트립 투 잉글랜드(The Trip, 2015. 11 개봉)>가 오리지널이라면 몇 달 먼저 상영된 이탈리아 편은 시즌 2, 속편인 셈이다. 그런데 영화도 다 제가 가진 운이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이탈리아 편이 앞서 개봉되는 바람에 몇 달 차이로 오리지널이 밀렸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컨셉의 영화를 한 해에 두 편이나 걸었으니 그 피해는 나중에 개봉한 영화가 뒤집어쓸 밖에. 그리고 올해 세 편째인 스페인 편이 제작되었다. 스페인 편은 아직 우리나라에 개봉되지 않았다.


영국 북부가 여행지의 무대인 <트립 투 잉글랜드>는 비록 운은 불리하게 작용했어도 내용 면에선 영국에 대한 의외의 신선함을 심어준 수준 높은 영화다. 나는 일부러 앞서 상영된 이탈리아 편을 보지 않았다. 비교되는 것도 있겠지만 영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매력을 영화를 보기 전부터 다른 나라와 경쟁하듯 마음에 담고 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비해 영국은 의외로 알려진 것이 없다. 더구나 영국 북부에 대해선 특별히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선 음식도, 유명 관광지도, 그들의 생활 습관도 거의 상식이 전무한 터라 많은 걸 알지 않고 본다는 기대감이 특히 좋았다.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영국 북부 최고의 레스토랑을 순례하는 여행을 떠나게 된 중년 남성, 스티브(스티브 쿠건)와 롭(롭 브라이든). 한물간 배우이자 십년지기 친구, 그러나 은근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두 사람의 호흡은 생각보다 잘 맞았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까지, 중년의 남자들이 꽤 귀엽다.


영국의 전설적인 캐릭터 '앨런 파트리지'의 스티브 쿠건은 배우이자 제작자, 각색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런가 하면, 롭 브라이든은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영국 대표 코미디 배우이니 두 사람의 조화는 떼 놓은 당상이다... [더보기]

<시니어리포터 이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