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옥잠화

이산저산구름 2010. 8. 26. 14:04

 

 

여인의 맑은 향기,
백옥 옥잠화로 피어나다
...

옥잠화

  

 

한국 들꽃문화원 원장 / 박시영

 

 사막같은 가슴으로 파고드는 향기를 쫓아 흰색 보다도 더 맗고 고운 하얀색의 꽃살 속 옥잠화 망울로 파고 듭니다. 기대어 안기고 싶은 맑은 여인의 향기가 팔월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얀색이라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해 여인의 살색이라 말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슬쩍 갖다 비춰 봅니다.
그리고는 이내 할 말을 잃고 옥잠화의 터질듯한 옥비녀 망울속으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곱디 고운 꽃살의 무늬에는 사람의 감정을 평안의 계단으로 이끌어 안내합니다. 천국으로 들어서는 계단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선 그어서 꽃망울까지 안내해 놓았습니다.  

 



싱그러운 탱탱한 여인의 살을 살포시 즈레 밟듯이 옥잠화의 꽃살 피부를 구름위를 걷듯 조심스레 밝으며 나갑니다. 꽃살 문을 살짝 제치고 궁전 안의 모습을 내 눈에 넣어 봅니다. 꽃살 끝 옥비녀 꽃망울 출입구를 향해 하얀 백옥 비녀 궁전으로 미끄러지듯이 빨려 들어갑니다. 이미 혼수 상태가 아니길 바라면서 주먹을 쥐어 봅니다만은 숨소리가 저만치 흐트러져 버렸으니. 천지에 지금껏 들어 보지도 못한 새의 노래 소리가 출렁이는 마음을 쪼아 댑니다. 두 구멍사이로 밀쳐오는 지금껏 듣도 못한 향기의 울림에 가슴은 더욱 더 빵빵해져 버립니다. 입술에 천지 조화의 색선녀가 내려 앉아 꿀의 맛을 떠 넣어 주며 차분한 마음으로 편히 있기를 주문합니다.

자욱한 향기의 안개속 너른 옥잠화 궁전의 꽃살 속에는 우리가 꽃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암수술대를 중심으로 황금의 도포를 입고 위엄있게 서있는 수술대는 평화의 모습으로 사람의 방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지무지 너른 옥잠화 망울 꽃살 속 궁전에는 숱한 향기의 공주들이 미소지으며 반기고 평화의 군자들은 끼리끼리 모여 앉아 담소하고 있으며 행복의 아낙들은 부지런한 모습으로 수술대의 수술을 가지런히 메만져 주고 있습니다. 옥잠화 꽃망울속에 갇힌 사람의 절규의 비명이라 생각해 주십시오.

 

시방 이 옥잠화 궁전 속에서는 뜨거운 태양아래 지쳐있을 사람과 짐승과 곤충들에게 내려줄 꿀과 꽃가루와 신비로운 하얀색의 향기를 바리 바리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궁전 문 앞에는 바람의 사신이 벌써 와서 짐을 꾸려 나르려고 하고 있구요. 건강한 숫수술대는 암수술대 곁에서 이 모든 것을 지휘하구요.

제게도 선물을 한가득 꿀과 꽃가루와 하얀향기를 담아 주고는 선녀들과 함께 궁전 문 밖까지 배웅하였습니다. 향기선녀들의 안내를 받으면서요. 이슬 찬 눈을 열때에는 눈이 부시는 옥잠화의 하얀 꽃살 밖 계단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 옥잠화는 백옥으로 만든 꽃인가요, 선계인가요. 옥잠화의 하얀 피부는 싱그러운 여인의 맑은 살결인가요 천국으로가는 계단의 카펫트인가요, 옥잠화의 향기는 꿀의 냄새인가 상큼한 여인의 향기인가요.

 

 

 

 

여러분들을 옛날로 모시고가겠습니다.
옛날에 옥피리를 아주 잘 부르는 사람이 살았었습니다. 그는 오직 옥피리를 부는 것을 낙으로 삼고 오늘도 바람이 곡조를 잘 실어다가 나눠 줄 언덕빼기에 앉아 자신의 소리로 천지에 배달하였습니다. 자신의 신세를 타령하듯 아주 구슬프게 맛의 가락을 넣어 심취하고 있었지요. 한참을 불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향기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앞에 왠 아름다운 선녀가 홀연히 나타나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아름다운 향기나는 선녀를 눈앞에 두고 깜짝 놀라 일어나 피리를 감추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향기나는 아름다운 선녀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선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계속해서 옥피리를 불러 주세요 너무나 피리소리가 아름답고 구성지어서 들으려 왔으니 당신의 옥피리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주세요” 향기선녀의 말에 피리소리는 해가 너머 한 밤중까지 이어져 새벽녘까지 불었습니다. 향기선녀의 아름다운 모습과 피리소리의 구성진 소리가 온 밤을 지새우게 하였습니다.

"고마워요 너무나 아름다운 옥피리소리에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이제 얼른 가야겠습니다" 하며 향기선녀는 서두르는 것이였습니다. 공손히 인사를 하며 하늘로 올라 갈 준비를 하니 옥피리를 불던 사내의 마음은 섭섭하고 다급했습니다. 언제까지나 붙들어 두려고 그렇게 열심히 불었건만 기왕에 같이 살자고 말하려 했건만 새벽닭이 울어 대니 하늘로 가야 한다니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향기선녀님 가지 마시오. 이리 홀연히 왔다 홀연히 나의 마음을 앗아 가신다니 가지마시오. 평생 피리소리로 행복하게 해 주겠소" 향기 나는 선녀는 이미 하늘로 올라 갈 준비로 피리 부는 사내의 곁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습니다.

" 아니됩니다. 그냥 가지 마시오. 그러면 그리 가신다니 어쩔수가 없게소. 많은 내가 평생 선녀를 생각할  수 있는 정표라도 주시고 가시오"하며 간절해 하는 것이였습니다. 향기선녀는 이내 사내 앞으로 다가와서 자신의 머리에 꼽고 있었던 옥비녀를 말없이 사나이의 손에 꼬옥 쥐어 주고는 사르르 하늘로 올라 가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하늘로 따라 올라 가고픈 사내의 마음은 이미 넋이 나가 그만 손에 쥐고 있던 향기선녀의 옥비녀를 땅에 떨어 뜨리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홀연히 사라진 선녀의 하늘 길을 따라 하늘만 멍하니 바라 보고만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아주 한참 만에야 선녀가 주고 간 정표를 손에서 찾으려니 찾을 수가 없었어요. 저 만치 낭떨어지에 떨어진 옥비녀가 눈에 띄였습니다. 그래 그것을 주우려 내려가 보니 옥비녀는 없어지고 그곳에 향기선녀의 향기가 나는 옥비녀를 닮은 백옥같은 하얀 꽃봉오리가 망울져 피여 있으니 우리는 이를 옥비녀꽃 혹은 옥잠화라 애기합니다.



하얀꽃이 망울져 만개하기 전에는 정말로 쪽을 지은 여인의 뒷머리에 꼿은 비녀와 아주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꽃을 여인네에게 비교하게 되는 것같습니다. 커다란 잎새와 적당한 녹색이 세로의 줄과함께 마음을 안정 시켜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오래도록 쳐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꽃과 잎사귀를 번갈아 보는 재미가 너무나 큽니다. 옥잠화를 마음으로 반기려 하실려면 풍성히 터져버릴듯한 옥잠화의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의 옥비녀의 모습 일 때를 놓치지 마십시오. 주름치마같은 잎사귀가 반갑게 맞이하여 향기나는 꽃망울 궁전으로 안내 할것입니다.

  

 


옥잠화는 백합과의 여러해를 살아가는 야생화입니다.

잎사귀가 듬직하게 넓은 것도 맘에 들고요. 옥비녀같은 길쭉한 꽃망울이 있어 더욱 더 이꽃을 눈여겨 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쁜 놈은 이쁜짓만 한다고 쓰임도 참 좋아요.

넓은 잎사귀의 근생엽이 어른 정강이까지 푸짐하게 올라 오지요. 잎위에는 반질한 광택의 윤이 건강하게 빛을 냅니다. 그러다가 한 여름철 꽃대 줄기가 한 가운데에서 올라옵니다. 그리구는 한 여름 내내 차례로 꽃을 피워 댑니다. 아침에 해와 함께 꽃망울의 대문을 활짝 열어 져낍니다. 그리구는 저녁 무렵에는 어김없이 해와 함께 문을 닫습니다. 오늘 못 보신 분들을 위하여 또 다음 날 자신의 속살을 기여이 내 보여 주지요. 늦여름까지요. 벌들의 입맛 다시는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것 같습니다.

잎사귀에 나란히 그려진 세로의 잎맥 선이 운치를 더해 줍니다. 옥비녀꽃, 비녀옥잠화, 둥근옥잠화, 백학석이라 부르기도해요. 벌들이 애인처럼 찾아 오는데 이꽃은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꼭 꿀을 한 보따리씩 손에 쥐어 줍니다. 꿀이 있어 향기가 있는지 은은한 향에 취하면 아니됩니다. 마음 약한 분은 이꽃의 향에 갖히면 얼마 동안은 헤어 날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간절한 유혹의 향에 이성을 잃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차분하고 순순한 향이 사람의 마음을 버려놓습니다. 만개하여 힘차게 뻗어 나온 수술은 지금껏 연약하게만 생각했던 생각을 일시에 지워 놓고 맙니다.

 

 

 

 

연한 잎과 줄기는 나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멋으로 맛으로 잘 해 드셨다는데 어이하면 좋습니까? 지금에서는 점점 잊어가고 있으니...
그래서 알려드릴께요. 이렇게 한번 해 보십시오.

어린잎을 약간 데쳐서 갖은 양념으로 무쳐서 드십시오. 데쳐진 잎을 잘 말려서 묵나물로 두웠다가 오래도록 드시는 것도 참 좋습니다. 묵나물이나 어린잎을 된장국에 넣어 끓여 드시면 희한하다 칭찬 하실 것입니다.

어린 잎을 한잎 두잎 포개어 가져다가 장아찌를 담가 두도록 꼭 권 해봅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옥잠화 장아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어르신네들은 이 아름다운 꽃을 그냥 바라 보고만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쁜 꽃을 맨드라미와 함께 전을 부쳐서 드시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냥 옥잠화전으로만 해서 드셔도 본전은 빼실 것입니다.

옥잠화 만개되지 않은 싱싱한 이쁜 향기공주를 골라 놓습니다.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밀가루를 준비합니다. 밀가루에 약간의 소금을 넣어 물을 붓고 물직하게 하십시오. 꽃살이 잘 묻혀 질수 있도록 되직하지 않게시리 반죽해서 옷을 입힙니다.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불을 높게 주시면 안되구요, 옥잠화 꽃살이 살짝 익을 수 있도록 약한 불로 조절하여 부치시면 됩니다.

밀가루 옷을 입힌 꽃을 적당히 올려놓고 부치면 옥잠화 고유의 색이 유지 되면서 익습니다.
향기도 고스란히 배여 있습니다. 간장을 준비해서 찍어 드시면 참 좋은 운치있는 음식 전이 되는 것입니다.
야생화 술하구 캬~!


옥잠화가 여인의 꽃이라서인지 여인들의 피부 화장에 참 좋은 것으로 내려 오고 있습니다.
시방이야 아니 지만 이것도 한번 쯤 더 잊혀 지기 전에 한 여름철 봉선화 손톱에 물을 들이실때 재현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옥잡화 즙은 주근깨나 기미 혹은 얼굴의 잡티를 제거해 준다니 옥잠화는 마음씨도 참 좋은 꽃입니다.

아침 시간에 옥잠화 꽃잎 몇 개를 가져다가 즙을 내세요. 즙에다 벌꿀을 약간 넣어 잘 저어 얼굴에 고루게 펴서 바르십시오. 옥잠화가 다 피고지고 떨어 질때까지 한 여름 동안 하시면 향기공주가 되어 날것입니다.

지금은 옥잠화에서 향수까지 개발되어 나왔다고 하니 이를 이용해 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옥잠화는 포기 나눔도 잘 되니 가을에 꽃이 지고나서 뿌래기를 캐어 나누워 심어 빈 공간에 놓고 길러 보시면 좋은 운치를 연출해 낼수 있을 것입니다.

 

'꽃과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천의 연밭에는......   (0) 2010.09.09
손쉽게 포기 나누기  (0) 2010.08.26
참당귀, 동맥경화증 개선 효과 있어  (0) 2010.08.18
우산나물  (0) 2010.07.30
별을 닮은 노란꽃, 탱글탱글 입사귀 "땅채송화"  (0) 201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