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장시는 도시가 그리 크지 않고 또 1920년대 이후 커진 도시라 이렇다 할 명소들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시내 시창안(西長安)가에 있는 조선족 거리와 시내 건물 곳곳에 씌어있는 한글 간판들을 보면 괜히 가슴이 찡해진다.
무단장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단연 남쪽으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무단강 상류지역 징포(鏡泊)호다. 1만 년 전에 폭발한 화산 용암이 흐르며 만든 언덕 사이로 구불구불 약 95평방킬로미터의 거대한 호수(堰塞湖)가 형성된 것으로, 중국에서 가장 크다.
울창한 숲을 가진 야트막한 산들 사이로 펼쳐지며 여러 개의 섬들까지 품은 높이 351미터의 잔잔한 호수면은 눈에 띄게 빼어난 명소라기보다는 은근한 이끌림이 있어 일찍이 러시아인들이 휴양지로 개발했음은 물론 덩샤오핑, 류사오치 등 중국 지도자들과 문필가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았고 그들이 경관에 대해 찬사하며 남긴 글과 글씨들도 볼 만하다.
러시아인들도 즐겨 찾는 징포호
곳곳에 모두 77개의 호텔이 있고, 최근에는 약사여래사란 절까지 들어서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해 주고 있는데, 일반 유람선은 물론 고속 모터보트 등을 타고서 호수 유람이 가능하다. 이 호수에는 또 홍로뉘(紅羅女)란 여자의 전설이 있는데, 부지런하고 아름다웠던 그녀를 국왕이 탐을 내어 왕비로 삼고자 했다. 정혼한 남자가 있었던 그녀는 사랑을 위해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을 선택했다 한다. 호수 곳곳에 그녀의 동상을 만들어 기념하고 있다.
이 호수는 북쪽 무단강으로 나가는 각각 높이 약 20, 25미터, 폭 40, 45미터 정도의 두 출구가 있는데, 서쪽 것이 그 유명한 징포호 댜오수이러우(弔水樓)란 폭포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정방폭포처럼 동그마니 단애 형국을 한 화산석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여름철 우기 때면 말발굽처럼 생긴 계곡 속으로 엄청난 수량이 쏟아져내려 장관을 이루어 동양의 이과수폭포라 부르기도 하지만 봄 갈수기엔 하단부에서 몇 줄기 물만 뿜어져 나올 뿐이다.
징포호는 특히 형성된 지 오래돼 약 40종의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결빙 시 낚시로 많은 어획고를 올리기도 한다.
또 이 징포호 아래 무단강 상류 지역 200평방킬로미터에는 샤오베이후(小北湖), 츠링후(紫菱湖), 웬양츠(鴛鴦池) 등 크고 작은 화산언색호들 주변에 습지들이 형성돼 희귀 보호 조류를 비롯, 특이한 자연 생태계의 천국을 이루고 있어 앞으로 그 진가가 더욱더 높이 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 ‘화산지대 습지’
다음은 삼림공원. 무단장은 전체의 68퍼센트가 삼림지역이다. 전국의 국가급 삼림공원 20곳 중 9곳과 1곳의 홍송 단지가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으로서는 전국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맑은 공기, 기암과 지하삼림 같은 수려한 풍경들로 중국 최고의 한지(寒地) 레저도시로 손꼽힌다. 여기에 청정 자연에서 생산되는 채소, 과일, 쌀, 나물, 버섯류 같은 특산 농산품들은 중국 최고의 품질로 청나라 황실 진상품들이었다고 한다.
또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야생 동물들도 많이 살아 야생동물 사육장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많은 동베이(백두산, 시베리아)호랑이를 300여 마리나 사육하는 동베이(東北)호림원과 반달곰 및 적갈색 불곰 2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헤이바오(黑寶)곰사육장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무단장시 북서쪽 하이린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이 두 곳은 각각 반나절 코스로, 호랑이 사파리나 반달곰 쇼 등을 즐기고, 이들을 소재로 만든 인형들과 약재로 제조한 보약들도 구입할 수 있다.
무단장에서 북쪽으로 차로 각각 15, 30분 거리에 있는 하이린과 산스는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봐야 한다. 일제시대 항일 독립 영웅 김좌진 장군이 청산리 독립전쟁 승리 이후 기거하며 현지 동포들을 보호하고 계몽하던 곳이자, 생을 마친 곳으로 유적들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하이린에는 한중우의공원까지 조성돼 장군의 위업을 잘 기리고 있어 참배 차원에서라도 꼭 여정에 넣어야 할 것이다.
무단장에서 남쪽으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닝안(寧安)시 보하이(渤海)진은 고구려 유민이 건설한 발해의 수도로서 황궁 터를 비롯해 외성 등 여러 유적들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어 한국인들이 곧잘 감동을 받는 곳이다.

발해 상경용천부 자리 ‘황성옛터’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라 불렸던 이곳은 당시 당나라 수도 장안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지금은 몇 개의 높다란 기단 축대와 빽빽하게 들어섰던 화려한 궁궐을 추측할 수 있는 거대한 주춧돌들만 남아 있어 찾는 이로 하여금 황성옛터를 실감케 해준다.
이 곳 정남쪽에 복원된 흥륭사(興隆寺)는 1천200년 전 이곳에 세워졌던 10개의 절 중 하나로 그 기초만 남아 있다가 청나라 강희 원년인 1713년에 복원됐다. 현재는 절이 아니라 전람관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발해시기의 석등을 비롯해서 석불, 비석 등 당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발해 비석은 거북이 모양의 받침 위에 올려져 있는데, 러시아의 우수리스크에도 이런 비석을 받쳤던 발해의 돌거북이 있다고 한다. 석등은 화산석인 현무암으로 만든 것으로 정교하고 높이가 6.3미터로 큰 편이다. 돌사자가 지키는 문 뒤에 있는 발해 석불은 머리 부분이 훼손된 것을 청나라 때 다시 복구했다 한다. 무단장시 따하이린(大海林)임업국 슈앙펑(雙峰)수림원 안에 있는 동네는 중국에서도 눈이 많이 내려 중국의 설향이라 불리며 많은 관광객들과 특히 사진 작가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무단장시는 춥지만 눈이 많은 긴 겨울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 매년 눈축제를 펼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무단장 시내를 흐르는 무단강의 한 삼각주 7만 평방미터에서 펼쳐지는 쉬에바오(雪堡)문화축제로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내국인은 물론 러시아인들도 많이 찾아오는데 매년 한 가지씩 주제를 정해 다양한 모양의 눈 조각을 전시한다. 작년의 주제는 ‘바다의 꿈’이었고, 올해는 ‘디즈니랜드’를 검토 중인데, 이 축제에 참가하려면 방한복을 단단히 준비해야 할 듯.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무단장 일대는 눈이 많이 내려 모든 경관이 정겹고 아름다워서 설국의 정취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 밖에도 하이린시와 보하이진에 조선족 집단 거주지가 있어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데 대부분 가옥들을 현대화해서 요즘은 불과 몇 채의 초가집만 남아 조선족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