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글

힘들고 지치면 잠시

이산저산구름 2019. 3. 14. 08:17

 

 


힘들고 지치면 잠시

 

 

가다 보면 생각이 머물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을 하여

걸음이 멈추는 그곳이

마음이 쉬어 가는 쉼터일지도 모른다.

 

힘들고 지치면 잠시

길 다방 자판기 커피 한잔으로

길모퉁이

가로등에 기대어 쉬어 가기도 하고

 

힘들고 지치면 잠시

길거리에 배치되어 앉을 수 있는

곳이라면 잠시 앉아 쉬어 가기도 하고

 

힘들고 지치면 잠시

내 안의

나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도 괜찮다.

 

힘들고 지치면 잠시

지나가는 행인들의 바쁜 발걸음과

저마다

다른 표정들로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내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나와 닮은

표정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목적지가 없는 발길 닿는 대로

쉬어 갈 수 있는 그곳이 어느 곳이든

 

힘들고 지치면 잠시

쉬어 가며 세상 살아가는

삶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 하루애 박정숙, ‘그녀가 꿈꾸는 다락방’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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