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12월의 연가

이산저산구름 2017. 12. 5. 08:17


12월의 연가

12월의 연가 


 
겨울이 온다 해도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

멀리서 밀려오는 찬바람이

꽃과 나무와 세상의 모오든 향기를 거두어 가도

그대여, 나는 오히려 가슴 뜨거워지리

더 멀리서 불어오는 12월 끝의 바람이
그 무성했던 그림자마저 거두어 가버릴지라도

사랑이여, 나는 끝끝내 가슴 뜨거워 설레이리

저 벌판의 논고랑에 고인 조그마한 물방울 속에서도
때로는 살얼음 밑에서도 숨쉬며 반짝이는 송사리떼들

그 송사리떼들의 반짝임 속이라도 내 마음을 부벼 넣으리
어쩌면 상수리나무 몇 그루처럼 산등성이에 머무는

우리 시대 그대여, 겨울의 그 끝은
...
오히려 사랑의 처절한 불꽃으로 타오르리
지금은 두 손뿐인 그대여
.  



 

 

- 김준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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