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번의 굿나잇’을 주엽 롯데 아르테에서 관람했다.
슬그머니 영화비도 천원 오르고
예술영화...
목날이면 5천원 하는 것도 유월 말로 끝났다고 한다.
음, 그래 내가 칭찬도 했는데 말이지.
시간 죽이는 영화를 상영해서 돈을 벌면
시간 안 죽이는 영화...
대신 생각하게 하고 대신 지루한...영화,
즉 돈 안되는 영화....도 상영을 해야 밸런스가 맞는데,...
보는 사람이 적으니 많이 보라고 싸게 해주는 것은,
결국 문화에 대한 투자이고
그 투자가 자신들에게로 돌아올텐데...말이지. 음,,,,
쥴리엣 비노쉬가 나온다.
그녀 주인공인 영화가 하도 많아서
그래도 여전히 내게 강렬한 것은 ‘데미지’다.
검색을 해봤더니 1992년 작이네.
음 이십이 년전이면...내가 삼십대 중반...
그래, 그 때 나보다 7살 위인 신선생은
머 가능한 이야기 아니겠냐고 시크하게 평했고
나는 설령 그래도 그럴 수는 없지 않을까...라는 노인성 발언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 내게 묻는다면..
나도 그녀처럼...
그러지 않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라며 두루뭉술하게 이야기 할 것 같기도 하다.
비록 아들의 애인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매혹적인 바램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본다면
흔들리지 않을 사람 어디 있겠는가 말이지.
젊어진 건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건가.ㅎ
중년 혹은 노년의 흔들림은 그 대상에서도 오지만
자신의 심중에서부터 나타난다.
비어가는 증상....
그런 게 솟아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운이 저절로 새어나가거나
혹은 말라 비틀어져...마른 갈치처럼 알팍하게 되어가곤 하는데
문제는 도화선이다.
누군가가 그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데미지에서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구가하던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던
군더더기 없는 미모를 지녔던 그녀도
이제는 피부에 탱글거리는 생기대신 부드러운 여유가 흐른다.
주름, 쳐짐,등 세월의 제증상은
올벼쌀의 쫀득함일지 쪄서 꾸덕하게 말린 고구마 말랭이....의 달콤함과도 흡사하다.
적어도 그녀는 그랬다.
시들은 그녀의 얼굴 사이로 자리 잡은 시간이 오히려 그녀를 柔하게 보여주더라는 것....
특히 가족과 있을 때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할 때
그녀는 섬세하고 우수 깊어 보인다.
그녀는 종군기자이다.
자살폭탄을 몸에 걸치는 중동의 여인을 촬영하는 그녀.....를 보며
캐빈 카터의 <독수리와 소녀> 생각이 났다.
그 사진이 세센이션을 일으키고
그만큼 그에 대한 혹독한 평이 쏟아졌다.
소녀를 구해야지 어떻게 사진을 찍으며 쳐 자빠져(?) 있는가!!!!!
근데 원래 캐빈카터의 팩트는
독수리는 산사람 에게 접근 하지 않는다는 것과
사진을 찍고 독수리를 쫒아 보낸 뒤 소녀를 보호소로 데려간 것,
그러나 그 뒷이야기는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사진이 주는 강렬함...
아마도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며 누구나 다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저 어린 소녀를 저렇게 만든 세상에...
그 세상에 속해 있는 나....
처리 할길 없는 ,
아마도 대상없는 분노가 기자에게로 향했을 것이다.
그는 이 사진으로 퓰리쳐 상을 받았으나 두 달 뒤 자살한다.
사람들의 주먹질 때문에???
아니...나는 그가 사람들의 고통을 너무 깊게 오래 봐왔고
그 어린 소녀의 모습을 사진이 아닌 실제로 바라본 고통스러움이
다른 모든 것들과 함께 누적되어 그리 했을 것이다....생각했다.
의외로
섬세한 표정을 지닌 그녀가
테러단 속에서 사진 찍는 장면...은 어설펐다.
그래서 혹시 생명이 오가는 종군기자의 직업을
가족들의 사랑이야기 속에 고명처럼 얹어논 것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큐처럼 보이는....(감독이 종군기자 출신이라고 했다.)
장면 장면과
레베카가 읖조리는 자신의 일에 대한 소회는....
일상적인 삶에 안주하고 잇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전히
인간의 인간에 대한
잔혹한 살상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는
경각심을 주기엔 충분했다.
더군다나 분단을 바로 지척에 두고 사는 우리에겐
처음에
자살 폭탄을 여인의 몸에 설치하는 장면을 찍는 그녀와
어린 소녀에게 자살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을 찍는 그녀와는 사뭇 다르다.
전쟁 분쟁지역의 아픔을 카메라로 담던 ‘레베카’는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테러의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매번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또다시 일어날 사고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남편 ‘마커스’는 그녀의 위험한 열정으로 인해 불안해하는 두 딸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기에,
엄마이자 아내로서 자신들의 곁에 있어 줄길 바란다.
‘레베카’ 역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다시 전쟁터로 뛰어들게 되는데…(펌)
캐빈 카터 <독수리와 소녀>
'다시 읽고 싶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가 너무나 그리워질 때 / 법정 (0) | 2014.09.24 |
---|---|
거북이, 자라, 남생이(한국) (0) | 2014.07.24 |
허허실실(虛虛實實) (0) | 2014.07.11 |
행복 이란 (0) | 2014.06.05 |
남자는 어떻게 망하는가 (0) | 2014.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