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안동 문화

풍년기원 군민의 대화합 그 현장 안동차전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24호)

이산저산구름 2010. 10. 7. 11:42

풍년기원 군민의 대화합 그 현장 안동차전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24호)
전통문화의 장    http://myzone.heritagechannel.tv/phocd327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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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 현장에서 울러퍼지는 흥겨운 사물놀이와 출연자들의 구수한 대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하늘에도 길거리에도 손에도 축제를 알리고 있고 서로서로 웃으며 즐기는 시간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장이 되어 가고 있다. 익살스러운 하회탈의 조형물 앞에 서서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과 각종 탈을 만드는 체험장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탈의 모습에서 함박 웃음으로 한번씩 얼굴에 써보는 가족의 정겨움을 찾을 수 있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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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의 협동을 볼 수 있는 안동차전놀이가 곧 시작된다는 확성기의 소리가 들렸다. 전수관 앞에서 출연자들은 행사준비를 위해 모두 모여 준비물을 하나씩 갖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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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북이 울려야 차전놀이가 시작되므로 출연자 4명이 겨우 들고 가는 북소리를 듣는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점점 사람들은 모여들어 주변을 가득메워 발 디딜틈이 점점 좁어지고 있고, 출연자의 대열도 서서히 갖추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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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전놀이 대열은 갖추어지고 군중들은 일정한 선 밖에서 앉고 서고, 눈은 모두 출연자들의 대열에 집중하고 있다. 하회탈도 함께 공연장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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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차전놀이의 유래는 후백제의 견휜과 고려의 태조 왕건과의 싸움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해지는데 정확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이 놀이는 오랫동안 안동지방에서 정월대보름날이면 동채을 건장한 마을 남자들이 자기가 태어난 곳을 위주로 동부와 서부를 나누기 때문에 때로는 부부간에도 편이 다를 수 있는 재미있는 인적구성이다.

차전돌이는 일명 동채 싸움이라고도 하는 이 놀이를 하기 위해 연말을 앞두고 미리 사람을 시켜 안동 인근에서 동채에 사용할 동채목을 물색하는데 안동에 없으면 영양까지 가서 물색하고 새해를 맞이해서 정월 4, 5일경에 제관이 정장을 하고 목수를 대동하고 나무를 베러 가는데, 산에 이르러 우선 산신에게 고사를 하고 나무를 베어 정중하게 운반하는데 인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은다. 옛날에는 언님이 나와서 직접 지휘했다고 한다. 나무 운반이 끝나면 동채를 만드는데, 동채의 크기나 견고성이 싸움의 승패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동채를 만들 때에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대문을 잠그고 만든다. 이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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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차전놀이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와 4명(안동시장 등)의 징소리가 울리면서 본격적인 안동 차전놀이가 시작되었다.

동서 양편이 대치하고 농악이 흥을 돋우고, 동채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기세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동채 위에는 대장이 올라타 왼손으로 끈을 잡과 오른손으로 동채를 멘 사람들을 지휘를 하기 시작한다. 현재 이런 공연자잉 없을 때에는 백사장이나 보리밭에서 차전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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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채 앞에서 힘쎈 장정들이 무리를 이루어 팔짱을 끼고 적과 부딪쳐 서로 어깨로 밀어 길을 낸 듯, 동채를 밀고 들어가 상대방의 동채를 눌러 땋에 닿게 하면 이기게 되는데, 서로 부딪치지 않고 관망만 하고 밀고 들어갈 틈을 노리고 있으면서 대장은 동채의 방향과 장전들의 함성으로 놀이를 더욱 흥미진지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몇번을 접근하다 물러나고 다시 동서의 동채가 머리를 맞대었다가 후퇴를 하면서 대장은 쉴틈없이 오른손으로 지휘하고 명령을 내린다.  놀이를 보면 싸움 도중에 자기 편이 유리한 순간이라도 적의 머리꾼이 쓰러져 위기에 처하게 되면 즉시 후퇴하여 구출하고 다시 승부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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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밀고 엎치락뒤치락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따르지만 실제 동채 싸움에서는 손을 쓰지 못하고 오직 어깨로 미는 것만 허용되기 때문에 부상자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몇차례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사이 동서의 동채는 하늘 높이 솟구치더니 양편 장정들은 신고 있던 짚신을 날리면서 싸움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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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서히 기울어져 가는 서부팀은 힘은 기여코 동채는 땋에 닿고 말았다. 동부팀의 대함성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고, 서부팀은 모두 주져앉아 땅을 치며 통곡하는 모습이 승리한자와 패한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후백제의 견휜과 고려 태조 왕건의 싸움에서 왕건이 이김으로써 승리의 깃발을 올리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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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차전놀이는 남자들의 집단놀이를 한층 세련되게 향산시킨 모의전투놀이이며, 우리 민족의 흥겨운 민속놀이로 안동지방의 상무정신을 보여주는 특유의 합일체가 아닌가 한다.

동부가 이겼기에 동부지역은 풍년이 든다고 믿어 농경민의 풍년기원을 바탕으로 농경의계놀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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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들이 정정당당하고 용감하게 대장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더욱 진취적인 기상을 느낄 수 있었던 안동차전놀이였다. 2010년 10월3일 이른 아침에 안동차전놀이를 보기 위해 3시간을 다려 와 이 놀이를 보게되어 큰 수확을 얻고 가는 마음이다.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관중속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어우러지면서 짧은 시간에 유교의 고장이면서 문화유산을 가득 담아 놓은 안동을 다시 찾는 그날을 기다리며 귀경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