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카오 - 동서양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산저산구름 2008. 7. 23. 08:51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도시, 마카오. 마카오는 더 이상 카지노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다. 날이 갈수록 화려하게 변하는 호텔과 도시 전체를 빛내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포르투갈 요리와 중국 광동 요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매케니즈 푸드 등은 마카오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또 동양과 서양이 만나 함께 살아온 역사,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모습들은 마카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1. 정면의 벽만 남은 '성바울 성당' 4. 마카오의 마천루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아등대
2. 드라마 '궁'의 배경이 되었던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교회' 5. 수로를 따라 흐르는 곤돌라가 특징인 베네시안 호텔
3. 배네시안 호텔에서 벌어지는 신나는 공연들    

마카오를 즐기는 첫 번째 방법은 세계문화유산을 따라 여유 있게 걷는 것이다. 마카오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무려 25곳이나 있다. 마카오 산책 여행은 세나도 광장에서 출발한다. 하얀색과 검푸른 색의 돌이 물결 무늬를 이루며 펼쳐져 있는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에서 유럽 풍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곳. 400년 전 인도양의 거친 파도를 헤치고 마카오에 도착한 상인들은 마카오 곳곳에 포르투갈의 예술적인 감각들을 심어 놓았다. 그들의 손길을 단박에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세나도 광장이다.
세나도 광장을 지나서 올라가면 1587년 마카오 최초의 교회인 성 도미니크 교회가 나타나고 조금 더 올라가면 마카오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성바울 성당(Ruins of St. Paul’s)의 잔해가 등장한다.
1582년 세워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1601년 재건축되었는데, 다시 1835년 화재로 다시 소실돼, 정면의 벽과 건물 외관만 남게 됐다. 두 번의 화재를 겪으면서 성당의 내부가 대부분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해야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마카오를 내려다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정면의 벽과 건물의 계단, 지하실 정도. 성당의 지하실은 종교 예술 박물관으로 꾸며져 여러 종교 예술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용을 신성시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건물 오른쪽에 7개의 머리를 가진 용을 새겼다가 용의 노여움을 사 화재를 불러왔다는 믿거나 말거나식의 이야기도 흘러내려온다.
성바울 성당의 잔해를 다 돌아본 후에는 오른쪽에 있는 몬테 요새로 발길을 돌린다. 몬테 요새는 1617년과 1626년 사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1622년 네덜란드가 마카오에 침입하려 했을 때 이곳에서 포탄을 발사해 네덜란드 배를 물리쳤다고 한다. 과거에는 요새로 사용되었던 곳이지만 지금은 마카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아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카오에는 포르투갈 귀족인 마뉴엘 페레이라의 여름 별장이었던 까사 정원, 19세기에 만들어진 신교도 묘지 등 독특한 세계문화유산도 즐비하다. 특히 신교도 묘지는 아시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곳으로 파스텔톤의 건물과 화려한 장식의 묘비가 동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문화를 보여준다.
마카오 산책은 성 어거스틴 교회와 성 요셉 성당과 수도원, 성 로렌스 교회, 돔 페드로 브이 극장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성 어거스틴 광장으로 이어진다. 성 요셉 교회는 중국에서 바로크 양식이 적용된 대표적인 건축물로, 성 어거스틴 교회는 매년 부활절 때 도시를 가로지르는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교회로 유명하다. 이렇게 세계문화유산을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향기로운 산책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면 이제는 눈부시게 변하고 있는 호텔 투어를 떠나보자.

마카오에서 호텔 투어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 마카오가 도박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대표적인 곳이 베네시안 호텔이다.
베네시안 호텔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로, ‘물의 도시’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 세레나데를 부르는 뱃사공이 손님을 태우고 곤돌라를 운전하는 수로를 보면 마치 베네치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또 15m 높이의 천장을 파란 하늘로 꾸며놓아 실내에서도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호텔 주변에는 인공 섬이 조성돼 있어, 호텔 밖에서도 특별한 베네시안의 분위기를 풍긴다.
베네시안에서 놀라운 규모와 이국적인 분위기를 맛봤다면, MGM 호텔에서는 멋진 예술작품을 찾아보자. 입구에 들어서면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작품 위 천정에는 유리공예로 유명한 치훌리(chihuly)의 묘한 아름다움을 주는 작품이 펼쳐져 있다.
이 외에도 윈 호텔에서는 천정이 열리면서 거대한 12간지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쇼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분수쇼가 매일 열리고 있으며 리스보아 호텔 로비에서는 마카오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거부, 스탠리호의 골동품을 볼 수 있는 컬렉션이 있어 여행자들의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1. 마카오를 대표하는 세나도 광장 3. 유럽풍의 타이파 섬
2. 세나도 광장의 아름다운 물결무늬 바닥 4.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아름다운 꼴로안의 골목길

호텔투어가 다소 인공적인 분위기를 풍겼다면 이번에는 유럽의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 볼 차례다. 마카오에는 본 섬인 마카오 섬 외에 꼴로안 섬과 타이파 빌리지 등 다리로 연결된 섬들이 있는데, 바로 이곳이 낭만적인 유럽 풍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다. 복잡한 마카오 섬의 마을과 달리 너무나 고즈넉해 도보 여행자들에게 또다른 편안함을 안겨준다.
꼴로안 마을은 마카오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웨스틴 리조트와 고급 빌라촌이 모여있다. 꼴로안 마을은 국내에서 드라마 ‘궁’ 촬영지로 유명해져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특히 신과 채경이 데이트하던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교회(St. Francisco Xavier), 에그 타르트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는 마카오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어가고 있다.
타이파 마을에는 앙증맞은 상점들이 많다. 궁야가()를 따라 마카오의 명물인 육포와 아몬드 쿠키 가게, 디저트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또 마카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타이파 주택 박물관 주변은 풍광이 좋아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기에 좋다.
1. 빨간 우체통이 인상적인 집 3. 밤에도 파란 하늘을 펼쳐놓고 있는 베네시안 호텔
2. 형형색색의 연을 팔고 있는 가게 4. 어른들이 상상하는 동화 속 마을, 꼴로안섬
글 / 사진. 채지형 (여행작가, www.traveldesign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