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나만의 멘토를 만들어라!

이산저산구름 2006. 10. 18. 12:05
당신의 멘토는 누구인가?
                             -나만의 멘토를 만들어라!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겼다.

그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였다. 그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그 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 멘토가 될 만한 인물로 어디에고 내세울만한 대단한 사람을 기대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까운 주변에도 자신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지혜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인물이 얼마든지 있다.
 
이메일을 통해 매일 아침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주는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장안의 화제다. 나 역시 아침마다 메일을 확인할 때면 ‘오늘은 어떤 글일까?’하고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처음엔 고도원이 사람 이름인 줄도 몰랐다.
 
더구나 그가 언론지 기자와 청와대 비서관을 거치는 등 그토록 이성과 논리를 요하는 일을 해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다소 놀랍기조차 했다. 그런 그가 오늘날 그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고 이성을 정리해 주게 만든 시작이 그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늘 그에게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면 이가 상한다. 단단한 음식을 먹어야 이가 튼튼해진다"하시며 매를 들어 좋은 책을 읽게 하셨고, 좋은 구절에는 밑줄을 긋도록 훈련시켰다고 한다.

그 아버지의 아들이 오늘날 이렇게 장성하여, 평소 읽어온 책들에 밑줄 친 좋은 문구들을 골라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일 것이라 말한다. 나 역시 동감한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멘토였다.
 
자신이 가장 보완하고 개선해야 될 부분에 대한 지침으로 멘토를 선정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만의 멘토가 그렇다. 내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를 펴면 항상 그의 사진이 있다.

하루를 시작하며, 또는 심신이 힘들고 지칠 때 나는 그 사진을 들여다본다. 사진 속의 인물은 게일 에반스. 미 의회와 백악관을 거쳐 CNN의 선임 부사장이 된 여성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게임에 임하기 전에 그 게임의 안내서를 제대로 읽어라.”
 
남성들이 만든 게임의 법칙이 적용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천성적으로 게임에 약한 여성들에게 주는 메시지다. 그녀는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판이나 주사위 또는 득점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을 하기 전 게임의 룰을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내가 그를 닮고 싶은 것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CEO 중 한 명이어서만은 아니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요소를 가장 잘 해내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충고하는 게임의 룰에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사진을 보고, 간접적이나마 그가 제시하는 방식과 생각으로 세상에 맞서 본다. 그러나 누구나 멘토를 갖기란 쉽지 않다. 멘토는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중하게 목표 대상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심리학자 밴듀라는 어떤 사람을 모델로 하여 스스로 변해가는 것을 '모델링(modeling)'이라고 했다. 누구를 모델링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 모델링에는 세 가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첫째, 관찰 학습의 효과이다. 직접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지 않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운동선수의 경우 훌륭한 선수의 테크닉을 보는 것만으로 자기 자신을 교정할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관찰만 하기보다 행동으로 직접 실험을 하면서 교정을 할 때 더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둘째, 어떤 행동을 억제하는 억제 효과와 억제되어 있던 행동을 활성화시키는 탈억제 효과이다. 우리 회사의 한 강사를 매우 닮고 싶어 하던 사무직원은 어느 날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여 식욕을 억제하는가 하면, 소심하던 성격과 작은 목소리를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수정하였다.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압력이나 요구가 아닌 그의 모델링 의지 때문이었다. 모델링을 통해 어떤 행동을 억제할 수도, 활성화할 수도 있다.
 
셋째, 프로이드 심리학에 등장하는 동일시(同一視, identification)이다. 흉내를 내거나 모델을 따라하게 될 때 기대되는 반응촉진 효과다. 심리학자들이 만들어낸 이 개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의 해석이 있다고 한다. 타인이나 어떤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타인의 목적이나 가치를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여 그것이 마치 자기의 가치나 목적인 것처럼 여기는 것이 그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난다. 그들 가운데 자신의 멘토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누군가 자진해서 내 곁에서 나의 멘토가 되어준다면 그처럼 큰 복도 없을 게다. 그러나 그 기회가 많지 않다면, 신중히 멘토를 선택하고 멘토의 곁으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 선택받기를 기다리지 않고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자, 당신의 멘토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