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은어 솥밥, 쌀에 은어를 얹어 지으니 '수박향 솥밥'

이산저산구름 2016. 6. 23. 09:11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은어 솥밥,

쌀에 은어를 얹어 지으니 '수박향 솥밥'

 

 

제철 민물생선인 은어는 경북 봉화 등 산지의 경우 회로 많이 먹지만 도시에서 맛과 영양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선 솥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제철 민물생선인 은어는 경북 봉화 등 산지의 경우 회로 많이 먹지만 도시에서 맛과 영양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선 솥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1급수에서만 사는 민물생선

맛 좋아 영어로 ‘sweet fish’

경북 봉화가 대표적인 서식지



6~8월엔 알 꽉 차고 살 단단

단백질·칼슘 풍부, 기력증진

비린내 안나고 담백해 인기

회·구이·조림 다양하게 즐겨

 

 여름철 첫손에 꼽는 생선은 민어다.

영양소가 풍부한 여름 생선으로 알려져 보양식 재료로 흔히 찾는다.

하지만 은어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은어는 민어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맛과 향이 으뜸인 것은 물론 생물은 6월에서 8월까지,

여름에만 맛볼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살에서 수박 또는 오이향이 난다는 것이다.

맑은 물을 좋아해 1급수에만 서식하며 깨끗한 이끼류 등을 먹이로 먹는다.

은어는 부화 직후 바다로 내려가 살다 다음해 4월쯤부터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와 9월 산란을 하고 죽는 회귀성 어류다.

생김새는 민물생선에 가깝다.

몸길이 약 15cm 정도로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색깔은 어두운 청록색을 띤 회색으로 배 쪽으로 내려가면 점차 연해진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의 경우 머리와 등은 검은색, 배에는 오렌지색 줄이 생긴다.

몸은 작은 비늘로 덮여 있다.

내 고향 경상도에서는 ‘언어’라는 사투리로 부르는 은어를 영어로는 sweet fish,

한자로는 ‘銀魚’로 적는다. 일본에서는 아유(アユ)라고 부르며 고급 생선으로 분류한다.

중국, 일본 및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봉화가 대표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은어를 맛볼 수 있는 시기는 회귀해서 산란을 하기 전까지다.

이맘때 은어는 살이 단단하고 알이 꽉 차 있으며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여름철 피로해소 및 기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특히 비린 향이 없고 맛이 담백해 젊은 층과 여성들이 선호한다.

은어는 회, 구이, 튀김, 조림, 밥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데

나는 그 중 솥밥을 가장 선호한다.

산지라면 회도 먹겠지만 도시에서 은어가 가진

싱싱한 수박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솥밥이 가장 적당하다.

은어를 올려 밥을 지으면 은은한 향이 밥 전체에 퍼져 제법 맛이 좋다.

은어 솥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은어를 구해야 하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곳이 드물다.

나는 은어를 취급하는 분께 구입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포털 사이트에 ‘봉화 은어’

또는 ‘봉화 은어 양식’을 검색해 생산자에게 직접 연락해 택배로 받는 방법을 추천한다.

솥밥을 짓기 전 은어의 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에 씻어 손질한다.

일반적으로는 손질한 은어를 바로 쌀 위에 올려 밥을 안치지만

나는 석쇠에 한번 구워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은어 겉면에 불이 닿아 더욱 구수한 맛이 난다.

만일 석장뜨기(생선 뼈를 중심으로 양쪽 살만 발라내는 손질법,

‘세장뜨기’라고도 한다)를 할 수 있다면 살만 발라 올리자.

보기에 좋고 먹는 사람도 편하다.

번거롭다면 손질한 은어를 통째로 살짝 구워 밥을 짓고, 먹기 직전 뼈를 발라내도 충분하다.

참고로, 은어 철을 맞아 이런저런 문헌을 찾다 보니

은어와 도루묵을 혼동하는 분이 있는 듯해 알려드린다.

‘도루묵’ 이름에 얽힌 일화다.

조선 14대 임금인 선조대왕이 임진왜란 피란길에 ‘묵’이라는 물고기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이 너무 보잘것없다며, 그 자리에서 ‘은어’로 고치도록 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궁에서 다시 먹은 생선 맛이 그 맛과 달라 실망해서

도로 묵으로 부르도록 해 ‘도루묵’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일화가 많이 알려지다 보니 도루묵과 은어가 같은 생선인 줄 아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생선이다.

은어는 민물생선이고 도루묵은 바다생선이니 헷갈리지 않도록 알아두자.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어떻게 만드나

 

재료 (2인분 기준)

은어 2마리, 소금 1/3작은술, 쌀 1컵, 물 180cc, 모시조개 3∼4개,

양념장(진간장 5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 청·홍고추 각 1/2개 분량,

간마늘 1/2큰술, 깨 1/2큰술, 참기름 1/2작은술, 다진대파 1/2큰술, 고춧가루 1/4작은술)

 

만드는 법

1. 은어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석장뜨기를 한다.

    어렵다면 통째로 써도 무관하다.

 

2.  불에 석쇠를 올려 적당히 달군 다음 손질한 은어를 올려

     소금을 골고루 뿌려가며 겉면이 노릇할 정도로 살짝 굽는다.

 

3. 쌀은 살살 씻어 30분간 불린다.

 

4. 돌솥에 불린 쌀 1컵과 해당 분량의 물에 소금 1/4작은술을 녹여 담고,

   구운 은어와 모시조개를 올린다. 센 불에서 6∼7분, 중약 불에 5∼6분,

   뜸 2분으로 불조절을 해가며 밥을 짓는다. 대략 12분에서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5. 밥을 짓는 동안 준비된 양념장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조리 Tip

1. 솥밥의 솥은 돌솥이나 무쇠솥을 사용해야 밥맛이 좋다.

 

2. 은어는 석쇠에 살짝 굽는다. 너무 구우면 자칫 탄 맛이 날 수 있다.

    은어 자체의 맛을 그대로 느끼려면 석쇠에 굽는 것은 생략해도 좋다.

 

3. 통째로 구워 밥을 지었을 경우에는 먹기 직전에 뼈를 바른다.

 

4. 양념장에 비벼 먹을 생각이면 밥을 지을 때

    소금은 생략하거나 해당 분량의 절반만 넣는다.

 

5. 반대로 해당 분량의 소금을 넣어 밥을 지었을 경우엔 양념장을 생략해도 좋다.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밥은 맛있지만 간장 향에 은어 향이 조금 가려질 수 있다.

 

6. 은어를 구하기 어렵다면, 민어로 대체해 같은 방법으로 밥을 지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