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맘

너는 꽃을 보기만 하지? 나는 꽃을 마시기도 해.

이산저산구름 2012. 5. 31. 10:32

 

너는 꽃을 보기만 하지? 나는 꽃을 마시기도 해.

지역 : 충북 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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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조용한 시골에서 좋아하는 꽃차와 효소를 만들어 먹으며

살고 싶어 충북 영동으로 귀촌을 하신 분이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교동마님이라고 부르지요.

200평의 땅을 사고 4평되는 황토 구들방이 딸린 30 평을 지었다고 합니다.

혼자 살려면야 자그마한 황토 집 하나면 되겠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이 오게 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크게 지었답니다.



[2012. 4. 28 교동마님 宣州의 집 전경과 황토방]

 

몇 년간 정성을 쏟아서 만들어 놓은 꽃차와 효소의 판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의 집터가 보존 관리지역 이다보니

식품가공시설 및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방법은 계획 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야 하고 건축물이 근린생활시설 및

제조업소로 등기가 되어있어야 가능한데 이게 불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다 처분하고 그런 시설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가고 싶지만

시골 땅이나 집이 도시의 아파트나 빌라처럼 쉽게 팔리는 것이 아니니

답답한 노릇이지요.

그래서 읍내 상업지역에 자그마한 상가를 임대하기로 하고 군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구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식품제조가공업 신고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1. 건축물대장 용도 란에 근린생활시설 및 제조업소로 등기 되어 있어야 합니다.

먼저 허가 받고자하는 장소(집/건물)가 근린시설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용도 변경은 건축 설계 사를 통해야 하며 용도 변경을 하고자 하는 건물 내에

무허가 건물이 없어야 하며 토지 이용규제 대상을 확인 하여야 합니다.

 

2. 제조시설 건물 크기는 규제가 없습니다.

ㄱ) 축사폐수. 화학물질 기타 오염 물질의 발생 시설로부터 식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 하는 거리에 있어야 합니다.

ㄴ) 작업장(제조시설)은 독립된 건물이나 벽, 층이 분리 되어 있어야 합니다.

     (주택건물에 출입구가 완전 다른 공간(방)이 있다면 이 부분만 용도 변경

     하시면 됩 니다.)

ㄷ) 바닥은 콘크리트 등으로 내수 처리를 하여야 하며 배수가 잘 되도록

     방수 페인트칠을 해야 합니다.

ㄹ) 내벽은 바닥에서 1.5미터까지는 세균방지용 페인트를 칠해야 합니다.

ㅁ) 환풍기와 소독 살균시설 설치를 해야 합니다.

ㅂ) 수도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지하수는 오염될 우려가 있는 장소로 부터 2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야 하며, 수질검사가 필요)

ㅅ) 화장실은 정화조를 갖춘 수세식화장실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인근에 편리한 수세식화 장실이 있는 경우 불필요.)

3. 수도 물이 아닌 지하수 사용 시에는 1년에 한번 반드시 수질검사를 받아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4. 수질검사 합격 후에 식품제조 가공업 영업신고를 합니다.

    첫 신고 시 식품의 종류를 잘 선택(다류/음료류 등) 하셔야 나중에

    제품 출시 시에 번거롭지 않습니다(물론 변경 가능)

5. 식품 품목제조보고서를 작성하여 군청에 제출해야 합니다.

6. 6개월<식품유형에 따라 기간 다름>마다 한번 씩 자가 품질검사를 해당기관

    <식약청인증 업체>에 의뢰하여 합격 판정을 받아야 제품을 출시 할 수 있습니다

7. 해당기관<식약청인증>에서 영양 성분검사 성적 서를 의뢰하여 발급받습니다.

    <식품의 종류에 따라 필요 불필요 구분>

    물론 소비자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까다로운 식품가공제조허가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꽃차의 경우는 다른 농산물과 같은 엄격한 기준을

    좀 완화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꽃의 경우가 식약청에서 정해놓은 식용 꽃에

    한해서 가공을 할 수 있고 꽃에 미량이라도 묻어있는 농약성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농산물과 동일 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척 엄격하고 까다로운 조건들이지요?

    더구나 꽃차마다 허가를 각각 받아야 하니 식용 꽃으로 분류된 꽃을 다 허가받으려면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1~2가지 혹은 2~3가지를 주로 한다고 합니다.

    물론 단순히 건조과정만 거친 상태 즉 본래의 모습이 그대로 인 경우는

    이런 엄격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덖음차가 맛이 더 있다네요.

    집 안에는 곧 판매를 할 수백 개의 꽃차 병이 거실 벽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2012. 4. 28 거실 벽을 가득 채운 수백가지 꽃차]

 


 

[2012. 4. 28 다기 진열장. 꽃차를 위한 투명다기]

 

좋은 꽃이 있다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구해 와서 만든 삶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꽃이 피는 봄과 가을이 가장 바쁘겠지요?

구슬도 꿰여야 보배인데, 수많은 꽃차 병을 보고만 있어서 되겠어요?

하루빨리 식품가공허가를 받고 꽃차를 판매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꽃차는 말 그대로 꽃을 차로 마시는 것입니다.

꽃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효능이

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의학적으로 검증되거나 약효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건강보조 식품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작게 오므려 있던 꽃은 차 속에서 다시 활짝 피어나면서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난답니다.

그래서 투명한 다기를 주로 사용하지요.

한 가지 꽃만을 넣어서 차를 즐기기도 하지만 2가지의 꽃을 섞어서 마시기도 하고

백화차라고 백가지 꽃을 섞어서 차로 만드는 분들도 있답니다.

 




[2012. 4. 28 작약꽃차,뚱딴지꽃차, 목련꽃차]

 

 

투명한 유리다기 속에서 빨강, 노랑, 파랑으로 물든 차를 마신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뇨작용, 혈압을 낮추고, 소화를 돕고, 호르몬 불균형해소,

환절기 감기예방, 다이어트 등 꽃차마다 나름의 성분의 건강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사치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또한 꽃을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고 만드는 방법을 알고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물을 많이 마시면(1.5.L이상)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모든 차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냥 물을 마시는 것보다 더 많이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차를 마시는 좋은 점이라면, 거기다 꽃구경까지 하면서 마시니 꽃차가 더 매력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꽃은 언젠가는 시들고, 시들면 떨어지지요.

아름다웠던 청춘의 향기와 젊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처럼,

꽃향기가 가장 좋고 아름다운 때에 꽃을 영원히 가두어 두고 꽃의 좋았던 때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을 수 있는 것이 꽃차를 즐기는 사람들의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봄에 피는 꽃 중에서 나는 목련을 제일 좋아합니다.

질 때는 지저분하지만 한창 피어있는 목련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환해지거든요.

그래서 나는 은은한 향이 좋은 목련꽃차를 즐겨 마십니다.

꽃차를 즐기는 것이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의 화려했고

아름다웠던 것에 얽매여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끔 좋은 사람과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꽃 향기에 빠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거움과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꽃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꽃을 마십니다.

아직 판매는 하고 있지 않지만

교동마님 선주의 충분했던 준비가 하루빨리 식품가공허가를 받고

판매도 잘되어 투명한 유리 주전자에서 행기를 내 뱉으며 활짝 피어났던

보랏빛 작약꽃처럼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