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대 연설이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잡스가 평소에 공사석에서 그의 사생활에 대해 일체 함구하다가, 그 연설에서 그의 불행한 과거와 실패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의 '실패담'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기 때문이죠.
CBS뉴스가 2005년 당시 그 졸업식 현장에서 연설을 직접 들은 한 정치학과 여학생을 만나 그녀가 그 연설에서 어떤 영감을 얻었는지 직접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그 여학생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낙담에 빠져있던 중이었는데, 스티브잡스가 연설에서 "나도 내가 창업한 회사에서 쫒겨난 적이 있어"라는 대목을 듣는 순간 '루저'로서 안도와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사람의 생을 위해 살지 말고,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라는 대목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그녀는 '쇼 호스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자신이 행복한 일을 찾기 위해' 필름 프러덕션 일을 우직하고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CBS는 또 스티브잡스가 연설에서 인용한 1974년판 '지구백과'(Whole earth catalog)의 저자 스튜어트 브랜드란 사람과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스투어트 브랜드의 얘기로는 책 표지에 적었던 "Stay Hungry, Stay Foolish"의 인용구는 원래 히피족의 철학을 담고 있는 얘긴데 스티브잡스가 인용하기 전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브랜드는 책이 나온 몇년 뒤에 스티브잡스가 책에 친필사인을 요청해 와서 깜짝 놀랐다고 구술합니다. CBS는 잡스를 연설자로서 추천했던 당시 학생리더(현재 비지니스 컨설턴트)도 만났습니다.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연설문 인용]
저는 운좋게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일찍 발견했습니다. 스무살 때 제 부모님의 차고에서 워즈와 함께 애플을 시작했죠.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그 덕에 차고에서 두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십 년 후 4천명의 직원이 있는 2백억달러짜리 기업이 되었습니다. 제가 스물 아홉살 때는 최고의 작품인 매킨토시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저는 해고당했습니다. 어떻게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할 수 있냐고요?
당시 애플은 점점 성장해 나갔고 저는 저와 함께 회사를 경영할 유능한 경영자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1년정도는 그런데로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부터는 그와 나는 서로 다른 애플의 비젼을 갖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 사이도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 이사회는 그의 편을 들었습니다. 저는 서른 살에 회사에서 쫒겨나게 되었죠. 아주 공공연하게 말입니다. 저는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렸고 아주 참담한 심정을 느껴야 했습니다. 몇 개월동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선배 벤처 기업인들에게 받았던 바통을 놓쳐 버린 것 같았습니다. 데이비드 패커드와 밥 노이스를 만나 저희 실패를 사과하려고 하기도 했지요. 제 실패는 너무나 공개적인 것이었고 실리콘 밸리에서 달아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가 했던 일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거든요. 애플에서 겪었던 일들도 제 그런 마음을 변화시키진 못했습니다. 비록 해고당했지만 제 일을 아직 사랑하고 있었죠. 저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제 인생의 최고의 사건이었습니다.
애플에서 나오면서 성공에 대한 중압감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벼움으로 대체할 수 있었죠.
그 시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인 시기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 제 나이 또래라면 다 알만한 지구백과(Whole earth catalog)란 굉장한 책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멘로 파크에 사는 스튜어트 브랜드란 사람이 쓴 책인데 자신의 시적 영감을 불어 넣은 책이었죠. PC나 전자출판이 생기기 전인 1960년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타자기, 가위, 폴라로이드 사진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습니다. 35년전의 종이로 된 구글같은 것이었죠. 그 책은 좋은 도구와 정보, 개념들이 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스튜어트와 그 친구들은 몇 번의 개정판을 내놓았고 그 책의 수명이 다할 때 쯤엔 최종판을 내놓았습니다. 그때가 1970년대 중반, 제가 여러분 나이었을 때죠. 그 최종판의 뒷 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할 만한 시골길이었어요. 그 밑에 이런 글이 적혀져 있었어요. "늘 배고프라, 늘 어리석어라."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메세지였어요.
늘 배고프라. 늘 어리석어라. 제 자신에게 늘 그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여러분들에게도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늘 배고프라, 늘 어리석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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