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안동 문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한문화재 한지킴이 [장영기]

이산저산구름 2010. 9. 7. 13:40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한문화재 한지킴이

 

장영기

 
문화재는 우리 삶의 흔적을 기억해 내고 옛 전통과 생활방식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결과물이다. 자연과 함께 끊임없이 이어져온 문화DNA가 문화재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 몸속의 DNA 연구는 신체의 구성과 메카니즘을 보다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고 유전적 변화와 질병의 원인 등을 파악할 수 있듯이, 역사문화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은 지나온 우리 삶의 흔적과 기억을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옛 생활문화가 현대에 어떻게 이어지고 영향을 주었는지 탐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과거의 기억 속에서 현대와 미래의 지혜를 찾는 교훈과 자극이 되기도 한다. 과거와 현대, 미래의 연결이 역사문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문화재를 통해 그 끈이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문화재가 우리들 곁에 친숙하게 다가온 것은 그리 길지 않았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역사문화와 문화재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지식적인 연구의 대상이었으며 접근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관리의 대상이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 발전이 지속되고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면서 역사문화는 교과서, 연구자, 관리자 및 소유자의 경계를 넘어 남녀노소 모두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역사문화의 가치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문화재는 역사문화를 구체적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대상이기에 역사문화의 관심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최근의 유적지 복원과 문화재환수, 각종 재현행사 등을 통해 더욱 친숙하게 국민과 호흡할 수 있게 되었다.

 문화재와 역사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편으로는 역사문화의 지식과 경험을 배우고 체험하는 수동적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새로운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한 문화재 한 지킴이(이하 문화재지킴이)’운동이 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모든 국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문화재를 알고 찾고 지켜가는 참여형 문화재보호활동이며 문화재를 위한 적극적 참여활동이 미래에 전해 줄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지킴이 운동은 90년대부터 민간단체에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재보호활동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풀뿌리 운동차원에서 시작되었고 문화재청에서는 2005년 3월부터 범국민적인 문화재지킴이 활동으로 확산시키고 제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되었다.  





 

 문화재지킴이활동은 문화재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교육과 답사, 그리고 배움으로 축적된 개인적 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눔으로서 사회적 지식으로 확대 및 환원시키는 안내해설 활동이 있다. 아울러 문화재의 훼손된 부분을 찾거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활동 등으로 진행되는 모니터링, 화재 및 도난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순찰활동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 답사, 모니터링, 순찰 등 다양한 문화재지킴이활동과 함께 개인, 가족, 학교, 민간단체, 기업 등 다양한 참여주체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 및 가족은 최근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개인·가족단위로 관광 차원의 문화체험활동이 활발해지기도 하였지만 더 나아가 가족이 함께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자원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함으로서 문화재를 또 하나의 가족처럼 받아들이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간의 행복을 키우고 더 큰 보람을 만들어가고 있다. 학교에서는 수업과 문화재를 연결하여 다양한 재량수업이 이루어지고 동아리활동 등의 특별활동 등을 통해 역사와 지역사회를 이해하는 지식뿐만 아니라 개인을 넘어 이웃과 사회, 국가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으로 지식 교육이외에도 예비 사회인으로서 인간성과 사회성을 길러내는 사회교육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문화운동을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해 온 민간단체 이외에도 기업체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의 한 방법으로서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활발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체의 참여형태는 설립배경 및 사업내용 등과 연관성이 있는 정체성, 기업의 연고와 관련하여 지역사회의 문화재보호에 기여하는 지역성, 기업경영을 통해 축적된 전문기술력을 문화재보호에 기여하는 전문기술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문화재보존, 역사문화체험, 무형문화재 및 장학금 후원, 홍보,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재지킴이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37개 기관이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37개 중 3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보호활동은 문화재 자체뿐만 아니라 그 주변지역의 관리와 경관 보호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문화재의 원형보존과 함께 모든 국민과 함께 그 가치를 느끼고 나누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문화재와 친구가 되고 문화재를 존중하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가 더 큰 생명력을 가지고 문화재의 원형보존과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창출해 가기 위해서는 관리자, 소유자 이외에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함께 호흡하고 문화 창출의 주역인 사람들의 참여와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 문화재는 역사, 학술, 예술성 이외에 문화재에 대해 아끼고 보존하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어떠냐에 따라서 문화재의 가치는 더할 수도 있고 덜할 수도 있다. 문화재가 만들어진 것이 사람과 자연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처럼 그 생명력과 가치도 사람과 자연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문화를 만들고 문화를 이끌어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은 문화재의 보존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화(재)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문화재를 향한 우리의 손길 하나 하나가 미래의 후손들에게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인식되고 문화재를 통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해준 현재의 우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것이다.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것은 현재의 보람과 만족을 넘어서 미래의 가치와 기쁨이 되는 것이다.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에 보다 많은 사람들과 미래의 가치와 기쁨을 만들어 가고 싶다.

▲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장영기 민간협력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