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섶을 스쳐가는 바람소리에 몸을 낮춥니다.
그동안 꽃의 화려함에 길들여져 겨울 들판의 마른 풀들이 씨앗을 안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지 못했습니다.
기다림의 씨앗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씨앗이 떨어질 한 조각 땅을 가꾸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겨울 풀숲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소식은 불길하여 산중에 앉아있어도 戰火속에 앉아 있는 것 같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어둠을 밝혔던 촛불은 심하게 흔들리고 설마 했던 일들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며 400 여년 전,
남편을 사별한 후 아내가 쓴 소중한 편지 한통을 올려봅니다.
민간에서 처음 씌여진 우리말 편지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이며 제게는 우리말을
사랑하게 된 연유가 되었고 거리에서 서름들을 견디게한 글이었기에 문득 옮겨 놓습니다.
▲ 원문의 읽힘이 좋아 풀이글을 올렸다가 내렸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관련자료들을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남들도 우리처럼 사랑했을까요 2004-12-15 청와대 앞 단식 현장에서 한 십년쯤 전에 뉴스에서 들었던 기억입니다. 도로 공사로 이장하는 묘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합니다. " 남들도 우리처럼 사랑 했을까요"라는 첫마디로 시작되는 편지글이었습니다. 그 뉴스를 들으면서 우리말이 그렇게 아름답구나하고 까닭 없이 우리 말과 글에 사랑이 갔습니다. 죽음과 생명은 당황스러울 만큼 신비적이라고 합니다. 시가 되어 500년의 시공을 넘어 우리에게 오듯이 지금 천성산이 겪고 있는 아픔도 말과 꿈으로 다시 우리의 마음에 공명되기를 바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언문(한글)은 요절한 남편에게 부인이 쓴 편지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삼아 떠내 보내면서 젊은 부인이 쓴 이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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