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한글 맞춤법 알아보기 20 움지기지 말고, 움직여요!

이산저산구름 2014. 7. 2. 11:36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20 '-거리다'가 붙을 수 있는 시늉말의 원형을 밝혀 적게 하는 접미사

이번 달에는 한글 맞춤법 제24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제24항 '-거리다'가 붙을 수 있는 시늉말 어근에 '-이다'가 붙어서 된 용언은 그 어근을 밝히어 적는 예시를 나타낸 표

시늉말, 즉 의성의태어는 ‘-거리다, -대다, -이다, -하다’ 등과 같은 접미사와 결합하여 용언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의성의태어가 ‘-거리다’와 결합할 수 있다면, 대개 ‘-대다, -이다, -하다’와도 결합합니다. 따라서 ‘-거리다’가 붙는 경우에만 어근을 밝혀 적을 것이 아니라, 다른 접미사가 붙을 때에도 어근을 밝혀 적는 것이 합리적이겠지요. 그럼, 이들 접미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거리다’는 ‘어떤 상태가 잇따라 계속됨’을 나타내는 접미사입니다. ‘반짝거리다’를 예로 들면, 작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잇따라’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대다’는 ‘-거리다’와 뜻이 같습니다. 따라서 ‘반짝거리다’와 ‘반짝대다’는 동의어가 됩니다.
 
의성의태어가 ‘-하다’와 결합한 경우에는, 사전에서는 보통 ‘-거리다’와 결합한 경우와 대비하여 그 동작이나 상태가 일회적이거나 순간적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즉, ‘잠깐’ 작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질 때는 ‘반짝거리다’라 하지 않고 ‘반짝하다’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하다’를 이용해서도 ‘반복됨’이나 ‘계속됨’을 나타낼 방법이 있습니다. ‘반짝반짝하다’처럼 첩어疊語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같은 형태를 반복하는 것은 동작이나 상태, 또는 수량이 계속되거나 복수임을 나타내고자 할 때 활용되는 말 만들기 방식입니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반짝거리다’와 ‘반짝반짝하다’를 비슷한말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의성의태어에 ‘-이다’가 결합한 경우에는, ‘일회성’이나 ‘반복성’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저 ‘어떤 동작을 하거나 어떤 상태에 있다’는 중립적인 의미를 나타낼 뿐입니다. ‘출렁이다’와 ‘출렁하다’, ‘출렁거리다’의 사전 뜻풀이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렁이다’와 ‘출렁하다’, ‘출렁거리다’의 사전 뜻풀이

제25항은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피기로 하고, 제26항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제26항 '-하다'나 '-없다'가 붙어서 된 용언은 그 '-하다'나 '-없다'를 밝히어 적는다

‘-하다’나 ‘없다’는 형태로 보나 뜻으로 보나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말이므로 원형을 밝혀 적는 것이 한글 맞춤법의 일반 원리에 부합합니다. 그리고 ‘딱, 숱, 착’, ‘부질, 하염’ 등처럼 자립성이 없는 말과 결합한 경우에도 ‘-하다’나 ‘없다’를 밝혀 적으라는 것이 이 조항의 취지입니다.

 

 

 
 

글_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