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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의 시 (1) 석호리(石豪吏)

이산저산구름 2012. 5. 25. 11:43

두보(杜甫)의 시 (1) 석호리(石豪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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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의 시 (1) 석호리(石豪吏)

안록산의 난으로 절절한 고생이 두보를 절세 시인으로 만들었는가?

이백과 함께 당나라의 시성으로 불려지는 두보는 장안에 가서 진사 시험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과거로만 관직을 가질 수 있는 시대인데 낙방하여 낙심이 심했다.

그 후 장안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였다.

집권자들은 호화스럽고 사치스럽게 살고 있으나 서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처참한 생활을 목격하고

두보도 자식을 굶겨 죽이는 비참한 생활에 빠졌다.

얼마 후 안사의 난이 일어나 낙양을 비롯한 중원지방이 안록산의 수중에 들어가고

두보도 가족을 데리고 피난길에서 반란군에 끌려가 온갖 고생을 하고 도망쳐서 나왔다.

전란과 부역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고통을 직접체험하고 보고 초근목피로 연명 하기도했다.

변변한 옷 한 벌이 없어 팔꿈치가 다 드러나고 해진 두루마기 다 떨어진 집신 차림으로

왕을 찾아가 벼슬을 청하니 중용하지 않고 좌습유라는 말직을 얻었으나

충언을 서슴없이 하여 미움을사서 쫒겨 났다.

하루는 두보가 석호촌을 지나게 되었는데 날이 어두워 하루 밤을 잘려고 어느 가난한 집을 찾아 들어 갔더니

늙은 농부 내외가 그를 맞아 주었다.

밤이 깊었다 두보가 잠을 이루지 못해 몸을 뒤척이고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왔다.

두보는 방안에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옆방에서 자던 늙은 농부가 뒷담을 넘어가는 도망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노 부인이 목청 높여 대답 하면서 문을 열었다.

집안에 들어온 사람은 관청에서 나와 장정들을 붙잡으러 온 사람 들이였다.

그들은 큰 소리로 노 부인에게 남정 내들은 다 어디 갔오? 노 부인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 했다.

세 아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갔오이다, 이틀 전에 한 아들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두 아들은 이미 전쟁 터에서 죽었다고 하였오, 집에는 단지 며느리와 젖 먹이 손자 밖에 없습니다.

노 부인이 아무리 애걸해도 이들은 들으려 하지 않고 이 집에서 누구든 한 사람을 징발 해야 한다고 하였다 노 부인은 하는 수 없이 군령으로 끌려가 고역 살이를 하겠다고 자진해서 따라갔다 날이 밝아 두보가 그 집을 떠날 때 배웅하던 사람은 늙은 농부 혼자 뿐이였다.

이런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두보는 마음을 진정 할 수가 없어 석호리 라는 시를 썼다.

두보의 시는 대부분 안록산 의 난 때 백성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쓴 것이 많다.

풍부한 문장력과 현실을 꾀 뚫은 그의 시는 혼란한 시대상을 통해 표현한 역사 즉 시사(詩史)라는 이름으로

널리 추앙 받는다.

시에 담겨있는 기쁨과 슬픔은 당시 백성들의 기쁨과 슬픔이었던 것이다.

그는 1704여 수의 시를 남기고 중국시단에 대표적인 시인으로 빛나고있다.

석호리 원문을 적어본다.

石壕吏: 석호촌 관리

暮投石壕村 저물어 석호촌에 묵었는데

有吏夜捉人 밤에 아전이 장정을 잡아간다.

老翁踰墻走 할아비는 담장 넘어 달아나고

老婦出門看 할미는 문에 나와 본다.

吏呼一何怒 아전의 호통 어찌 저리 노기(怒氣) 띠고

婦啼一何苦 할미의 울부짖음 어찌 저리 고통스러운가?

訴婦前致詞 하소연하는 부인은 앞으로 나아가 말을 한다.

三男鄴城戍 「내 자식 삼형제가 업성에 출정해서

一男附書至 한 자식 편지를 부쳐왔는데

二男新戰死 두 자식은 새로이 전사를 했답니다.

存者且偸生 산 자식은 목숨을 건졌건만

死者長已矣 죽은 눔들은 영원히 그만입니다.

室中更無人 집안에 잡아갈 만한 사람이라곤 다시 없고

唯有乳下孫 젖먹이 손자 하나 있소이다.

有孫母未去 손자가 있으니 어미야 못가고

出入無完裙 나들이 할 치마조차 온전한 게 없답니다.

老嫗力雖衰 늙은 할미라 힘이야 비록 쇠약하지만

請從吏夜歸 청컨대 나리 따라 이 밤에 떠나가서

急應河陽役 급히 하양 땅 부역에 응하오면

猶得備晨炊 아직 새벽밥은 지을 순 있소.

夜久語聲絶 밤이 이슥하자 넋두리는 끊어지고

如聞泣幽咽 흐느끼며 오열(嗚咽)하는 소리만 들리는 듯했다.

天明登前途 날이 밝아 갈길을 떠나는데

獨與老翁別 홀로 남은 할아비와 이별했다오.

*청아출판 간, 이야기중국사 참고

*두 자식은 이미 죽고 산 자식은 목숨은 건졌지만 죽은 놈은.

손자가 있으니 어미는 못 가고 나들이할 치마 조차 없다.

정히 그렇다면 내가 가겠다 이 할미 비록 쇠약하지만 새벽밥은 지을 수 있소

밤이 이슥하자 넋두리는 끊어지고 오열하는 소리만 들리고

날이 밝자 늙은 할비와 이별했다는 너무나 서글픈 시 이군요.

한번 두번 읽으니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산고수장.